장윤기 수사 경찰, 구속영장 일정부터 자취방 비번까지…'경찰관 부친'에 공유
장윤기 수사 경찰, 구속영장 일정부터 자취방 비번까지…'경찰관 부친'에 공유
수십 차례 통화에도 수사 기록은 '누락'
검찰, 수사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검토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연합뉴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를 체포해 수사하던 경찰이 압수수색 및 구속영장 신청 일정 등 핵심 수사 기밀을 현직 경찰관인 장 씨의 아버지에게 공유한 정황이 드러났다.
수사의 공정성과 보안을 철저히 지켜야 할 수사팀이 피의자 측에 수사 상황을 넘겨주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절차적 흠결을 넘어선 유착 의혹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체포 직후 수십 차례 통화… 자취방 비밀번호까지 넘겨준 경찰
사건을 담당한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 관계자들은 장윤기 체포 직후 그의 아버지인 장 모 경감과 수십 차례에 걸쳐 전화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수사팀은 압수수색 계획, 구속영장 신청 일정 등 민감한 내부 수사 진행 상황을 전달했다. 심지어 장윤기 자취방의 출입 비밀번호까지 장 경감에게 그대로 넘겨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진술 녹화실 내부에서 이뤄진 피의자와 보호자 간 통화 등 가족을 동원한 설득과 신병 구속 절차 안내가 혼재된 통상적인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살인 범행을 하고 붙잡힌 장윤기의 구속과 압수수색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보호자와 개별 연락은 장 경감과 아무런 인연이 없는 최하위직이 주로 맡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수사팀은 이 같은 일련의 통화 사실을 수사 기록에 일절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수사팀 대상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전격 검토
이번 사건의 가장 큰 법적 쟁점은 수사의 생명인 보안이 유출되었다는 점이다. 검찰은 장윤기의 본가 압수수색 등 보완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기밀 유출 정황을 포착했다.
현재 검찰은 장 경감에게 내부 정보를 건넨 광산경찰서 수사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적용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형법상 공무상비밀누설죄는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외부에 유출한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범죄로, 이번 사안에서 기밀 유출에 대한 1차적인 형사책임은 정보를 고스란히 넘겨준 수사팀을 향해 제기되고 있다.
'친족 특례' 악용 논란 속 수사팀 감찰·검찰 검토 진행 중
기밀 공유에 이어 수사팀이 핵심 증거물들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고 초기 단계에 장 경감 측에 넘겨준 행위도 도마 위에 올랐다.
피의자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관이라는 특수한 관계 때문에 수사팀이 편의를 제공하고 증거 처분 기회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는 대목이다.
특히 장 경감이 인계받은 증거물을 훼손했더라도 형법 제155조 제4항(친족이 피의자를 위해 증거를 인멸한 경우 처벌하지 아니한다)에 의거해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경찰 조직 내부의 기밀 유출 조력 행위에 대한 진상 파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경찰청 본청은 장윤기 수사 담당 경찰들이 증거물을 가족에게 인계하고 비밀번호를 전달한 과정, 리얼돌 DNA 과학수사 보고서가 제때 송치되지 않은 경위 등 여러 의혹에 대해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 역시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정황을 바탕으로, 수사팀 관계자들의 공무상 비밀누설 등 범죄 혐의점 여부를 별도로 검토하고 있어 향후 처분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