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사설 큐레이션> 구멍 뚫린 안보…책임자 엄중 문책해야
<신문 사설 큐레이션> 구멍 뚫린 안보…책임자 엄중 문책해야

이낙연 국무총리가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최근 북한 주민들이 탄 어선이 동해 삼척항에 아무 제지 없이 입항한 것과 관련,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국민들께 큰 심려를 드렸다. 그 점에 대해 깊게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달 15일 북한 주민 4명이 탄 목선 1척이 동해 북방한계선에서 130㎞를 남하해 삼척항에 들어왔지만, 목선이 입항할 때까지 아무런 제지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 어선이 57시간이나 우리 해역에 머물러 있었지만 해군과 해경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선에서 내린 북한 선원은 우리 주민에게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까지 했고, 산책 나온 주민의 신고를 받고서야 군경이 출동했습니다. 국민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구멍 뚫린 해상 경계태세를 보여준 것입니다.
군 당국은 해안 경계 실패를 덮으려고 핵심 내용을 은폐· 왜곡해 비난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당국이 발표한 출항 목적과 어선 발견 장소, 신고 주체, 군ᆞ경의 대처 등 모든 과정이 거짓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언론은 이 일로 해안을 지키는 수많은 감시장비와 군ᆞ경 인력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드러난 데 대해 심히 우려합니다. 허술한 경계 실패도 문제지만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은 용서받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언론은 사건을 원점에서부터 전면 재조사해 책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겨례 “북한 어선에 뚫리고 그 사실까지 은폐했다니”
한겨례는 “자진 월남이어서 다행이지 만약 무장 침투였다면 어땠을지 가슴이 서늘하다.”며 “아무리 해상이 넓어 어려움이 많다고 해도, 경계작전을 강화했을 때가 이렇다면 평소엔 어떨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개탄합니다.
신문은 “더구나 군 당국이 북한 어선의 발견 경위를 여러 차례 거짓말한 건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며 “안보 문제, 특히 북한과 관련한 문제는 솔직하게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한겨례는 “자유한국당은 이번 일을 ‘잘못된 9·19 남북 군사합의 때문’이라며 9·19 합의 즉각 폐기를 주장하지만, 지나친 정치 공세다.”며 “경비 태세를 유지하는 것과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일은 서로 배치되는 게 아닌 만큼,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추진하면서도 경계엔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중앙일보 “대북 유화 분위기 속 구멍 뚫린 안보…군 기강 바로 세워라”
중앙은 “최근 평화무드로 국방백서에 ‘북한군=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해 적을 분간하지 못하고 경계심이 사라진 건 아닌가.”라며 “육군 신병훈련에서 행군이 힘들다는 이유로 하지 말자는 제안이 나오고, 훈련을 강하게 시킨 군단장을 보직 해임하라는 어처구니없는 청원이 올라오는 게 현 상황”이라고 지적합니다.
신문은 “아직 중앙 합동심문 중인데, 어선에 탔던 북한 주민 2명을 그제 북한으로 서둘러 돌려보낸 점도 이상하다.”며 “이들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지만, 북한을 의식한 조처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합니다.
사설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어제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에서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누가 누구의 책임을 묻는다는 것인가.”라며 “평소 군 기강을 세우지는 않다가 경계가 뚫리자 서둘러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세계일보 “軍, 해상경계 뚫리고 거짓말까지… 엄중히 문책해야”
세계는 “해상 경계에 커다란 구멍을 드러낸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군이 국민 앞에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진실을 은폐·조작하려 했다는 점”이라며 이들 모두 군과 해경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문은 “상황이 이러니 당국이 북한 눈치를 보느라 숨겼다는 의혹이 나오는 것”이라며 “군이 본분을 망각하고 보신주의만 팽배한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사설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어제 ‘경계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되짚어보고 이 과정에서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국방장관이 책임져야 할 중대 사태인데도 남의 말 하듯 한다.”고 지적하고 “이번 사태의 재발을 막으려면 초동 단계에서 국방장관에 이르기까지 조사·보고·지휘 라인 전반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