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고소 후 다른 범죄 발견? "섣부른 재고소는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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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고소 후 다른 범죄 발견? "섣부른 재고소는 독"

2026. 04. 06 09:4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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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된 카드 무단사용, 개인정보 도용…'이것'으로 혐의 추가해야

사기죄로 고소한 후 개인정보 훼손, 카드 무단사용 등 추가 피해를 발견했을 경우, 별도 고소는 사건 각하로 이어질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사기죄로 고소했는데, 나중에 개인정보 훼손과 카드 무단 사용 피해까지 알게 됐다면? 억울한 마음에 별도로 고소장을 냈다간 사건이 통째로 각하될 수 있다.


다수 변호사들은 동일 사건에 대해 죄명만 바꿔 다시 고소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기존 사건에 '보충 의견서'를 제출해 수사 범위를 넓히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섣부른 추가 고소, '사건 각하' 부른다"


상대방을 사기 혐의로 고소한 A씨.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피해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허위로 변경돼 있었고, 자동이체를 해지한 지 1년이 다 된 옛 카드번호 두 개가 무단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사기죄 외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가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이미 고소를 진행한 상황에서 A씨는 죄명을 추가해 다시 고소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재고소'가 아닌 '혐의 보완'을 택하라고 조언한다. 섣부른 재고소는 오히려 사건을 엎을 수 있다는 경고다.


법무법인 강남 류재연 변호사는 "같은 건으로 재고소하는 경우에는 실무상 각하 처리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쉴드 남천우 변호사 역시 "만약 기존 사기 사건이 불기소 처분으로 종결된 이후 동일한 범죄 사실을 토대로 단지 죄명만 변경하여 다시 고소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사건 각하 규정에 따라 반려될 가능성이 높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하며, 이미 종결된 사건을 다시 꺼내는 것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죄명보다 사실관계…수사기관은 큰 그림을 본다"


전문가들이 '재고소' 대신 '의견서 제출'을 권하는 이유는 형사 절차의 특성 때문이다. 수사기관은 고소인이 제출한 고소장의 죄명에 얽매이지 않고, 제출된 사실관계 전체를 바탕으로 적용 가능한 모든 법률 위반을 검토한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중요한 점은 형사절차에서는 ‘죄명’보다 ‘사실관계’가 핵심이라는 것입니다"라며 "이미 고소를 통해 관련 사실이 수사기관에 전달된 상태라면, 그 사실관계 안에서 적용 가능한 법률은 수사기관이 직권으로 판단하여 적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도 "하나의 사건에서 여러 범죄가 동시에 성립할 수 있으므로, 최초에 사기죄로 고소했더라도 수사기관은 사실관계에 따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다른 죄명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피해자가 할 일은 새로운 고소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사건의 내용을 보강하는 것이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 상황에서는 기존 사건에 ‘추가 의견서·진술서’를 제출하여 죄명을 보완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으로 보입니다"라고 명확한 해법을 제시했다.


'보충 의견서'엔 무엇을 담아야 하나?…구체적 증거가 핵심


그렇다면 수사기관에 제출할 추가 의견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할까? 핵심은 뒤늦게 발견한 범죄 사실을 구체적인 증거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담당 검찰청(사건번호가 있으면 ​사건번호 기재​)에 ​보충 고소장/의견서​로 (1) 민감정보 허위기재·변경 경위, (2) 카드번호 2개 보관 경위, (3) 무단결제 일시·금액·가맹점·승인내역, (4) 자동이체 해지·카드변경 자료, (5) 피해액 및 입증자료를 정리해 ​추가 혐의 수사​를 요청하시면 됩니다"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이처럼 카드 무단 사용 내역, 개인정보가 훼손된 정황, 자동이체 해지 증빙 자료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제출하면, 수사기관이 사기 혐의 외 다른 범죄까지 병합해 수사하고 처벌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커진다.


만약 불기소 처분이 나왔다면?…'새 증거' 없인 재고소 불가


만약 수사기관이 모든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경우에도 단순히 죄명만 바꿔 재고소하는 것은 어렵다.


전종득 변호사는 "한편 같은 사건에 불기소가 있으면 다시 고소해도 원칙적으로 각하될 수 있고, 중요한 새 증거가 있는 경우 예외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재고소 대신 불복 절차를 밟으라고 조언한다. 불기소 처분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항고'를 제기하거나, 수사 과정에서 다뤄지지 않은 결정적인 새 증거를 찾아내야 다시 다퉈볼 수 있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윤승진 변호사는 "새롭게 밝혀진 증거나 이전 수사에서 판단되지 않은 추가 범죄사실이 있다면 항고나 재고소 절차를 통해 다시 수사 개시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불복 절차의 예외적인 가능성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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