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경찰이 달라기에 줬는데 기소?" 민원인 정보 넘긴 공무원, 법원의 반전 결론
[무죄] "경찰이 달라기에 줬는데 기소?" 민원인 정보 넘긴 공무원, 법원의 반전 결론
"범죄 수사 위해 필요한 경우 개인정보 제공은 정당행위" 판단
![[무죄] "경찰이 달라기에 줬는데 기소?" 민원인 정보 넘긴 공무원, 법원의 반전 결론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66733790448147.png?q=80&s=832x832)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라 민원인의 개인정보가 담긴 서류를 제출한 공무원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섰으나, 법원은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제출한 자료가 오히려 범죄의 빌미가 될 뻔한 사건에서 법원은 '수사의 필요성'과 '공익적 목적'에 손을 들어주었다.
민원 폭탄 던진 고소인, 방어 위해 제출한 자료가 유죄의 족쇄 됐나
사건의 발단은 경북 성주군청(B군청) 관광과에 근무하던 6급 공무원 피고인 A씨와 민원인 D씨 사이의 갈등에서 시작되었다. D씨는 2022년 1월부터 약 11개월 동안 해당 군청에 약 38건의 진정과 47건의 정보공개청구를 제기하는 등 이른바 '민원 폭탄'을 던졌다.
이에 군청 공무원이자 관련 협의회 회장이었던 A씨는 D씨에게 민원 제기를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으나, D씨는 오히려 A씨를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2022년 11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된 A씨는 담당 수사관으로부터 "D씨가 제기한 민원 관련 서류를 제출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A씨는 자신의 무고함을 입증할 변소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군청 내 정보공개 담당자로부터 D씨의 이름,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 등이 기재된 정보공개청구서 현황 47건과 관련 서류 65장을 제공받아 경찰에 제출했다. 하지만 검찰은 정보주체인 D씨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 목적 외의 용도로 제3자에게 제공하고 이를 받은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A씨를 기소했다.
"이미 알고 있는 정보인데 누설인가" vs "수집 목적 벗어난 무단 제공"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피고인 측은 팽팽하게 맞섰다. 검찰은 지방자치단체가 정보공개청구 시 수집하는 개인정보는 '청구에 대한 답변'이 목적이지 '수사 자료 활용'이 목적이 아니므로, 목적을 벗어난 제공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A씨 측은 강력하게 반박했다. 수사기관이 이미 고소인인 D씨의 인적 사항을 잘 알고 있는 상태였으므로 이를 '누설'로 볼 수 없으며, 특히 담당 수사관의 공식적인 요청에 따라 제출한 것이므로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는 논리를 펼쳤다. 또한, 개인정보를 제공한 담당 공무원이 처벌받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받은 사람만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판사 김준우)은 먼저 A씨의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의 '구성요건'에는 해당한다고 보았다.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수집 목적을 벗어나 정보를 제공받은 것은 맞다는 취지다.
법원의 최종 결론 "범죄 수사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료, 위법성 없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사라진다고 판단했다. 판결의 핵심 근거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7호였다. 해당 조항은 공공기관이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정보주체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없는 한 정보를 목적 외 용도로 이용하거나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A씨는 직무유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으며, D씨가 어떤 민원을 얼마나 제기했는지 파악하는 것은 범죄 수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료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정보는 이미 수사기관이 파악하고 있던 내용으로 정보주체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없고, A씨가 이를 사적으로 이용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법원은 "피고인 A씨의 행위는 법령에 따른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므로 범죄가 되지 않는다"며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거해 무죄를 선고했다.
[참고]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고정610 판결문 (2025. 3. 20.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