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판 지 2년 됐는데 "전세금 내놔라"…전 집주인도 책임져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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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판 지 2년 됐는데 "전세금 내놔라"…전 집주인도 책임져야 하나요?

2026. 07. 23 11:1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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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주인이 보증금 안 주자 전 집주인까지 소송…"매매 사실 몰랐다"는 세입자

2년 전 집을 판 A씨가 전 세입자에게 보증금 반환 소송을 당했으나,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새 집주인이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므로 A씨의 책임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 AI 생성 이미지

2년 전 집을 판 A씨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소장을 받고 황당한 상황에 놓였다. 과거 A씨 집에 살던 세입자 C씨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달라며 A씨와 현 집주인 B씨 모두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이다.


사건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인 사정으로 급히 집을 팔아야 했던 A씨는 부동산 중개인의 주선으로 매수인 B씨를 만났다. B씨는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원했다. 중개인은 "전세 계약을 먼저 하고 매매 계약을 하는 게 순서"라고 안내했다.


이에 따라 A씨는 2021년 9월 세입자 C씨와 전세 계약을 맺고, 한 달 뒤인 10월 B씨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그해 11월 1일 집의 소유권은 B씨에게 완전히 넘어갔다. A씨는 당시 전세 계약을 할 때 C씨에게 매매가 진행 중인 사실을 알렸다고 기억한다.


그런데 2년 뒤 전세 만기가 되자 문제가 터졌다. 새 집주인 B씨가 "다음 세입자를 구해야 돈을 줄 수 있다"며 보증금 반환을 미뤘고, 결국 C씨가 소송에 나선 것이다.


C씨는 소장에서 "집이 팔린 줄 몰랐다"며 전 집주인인 A씨에게도 보증금 반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집을 판 뒤 C씨에게서 누수 문제로 연락이 왔을 때 "집을 팔았으니, 새 주인에게 연락하라"고 안내까지 해줬는데, 이제 와서 몰랐다고 하는 C씨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A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집 팔면 보증금 책임도 끝?…'임대인 지위 승계'가 원칙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보증금을 돌려줄 책임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법은 임대차 계약 기간 중 집주인이 바뀌면, 새 집주인이 이전 집주인의 권리와 의무를 그대로 물려받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은 임차인이 대항력(주택 인도+전입신고)을 갖춘 뒤 집이 팔리면, 집을 산 사람(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임대인의 지위'에는 전세보증금을 반환해야 할 의무도 포함된다.


법무법인 랜드로 신지수 변호사는 "임차 주택의 소유권이 이전되면, 새 소유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며 "보증금 반환 의무는 현재 소유자인 매수인에게 넘어가므로, 전 소유자인 A씨는 원칙적으로 반환 책임이 없다"고 설명했다.


문탑승 법률사무소 문탑승 변호사도 "임대인의 지위는 임차인의 동의 없이도 부동산 양도와 함께 포괄적으로 양수인에게 이전된다"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양도인의 보증금 반환 채무는 소멸한다"고 밝혔다.


관건은 '대항력 취득 시점'과 '매매 사실 인지'


다만 이 원칙이 적용되려면 몇 가지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 변호사들은 임차인 C씨가 '언제' 대항력을 갖췄는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소유권이 이전된 2021년 11월 1일 전에 임차인이 실제 입주하고 전입신고를 마쳐 대항력을 취득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C씨가 대항력을 갖춘 뒤 집이 팔렸다면 법에 따라 새 집주인 B씨가 보증금 반환 의무를 지지만, 대항력이 없었다면 책임소재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차인이 매매 사실을 안 뒤 '상당한 기간' 안에 이의를 제기했다면, 예외적으로 전 집주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A씨의 사례는 여기에 해당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법률사무소 명중 임승빈 변호사는 "누수 문제로 연락 왔을 때 새 임대인에게 연락하라고 안내한 정황은, 임차인이 (집주인 변경) 사실을 인지하고 이의 없이 받아들였음을 보여주는 유리한 정황"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 역시 "임차인이 승계를 거부하는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양도 사실을 안 때부터 상당한 기간 내'여야 하는데, 임차인은 2021년 무렵 이미 (누수 연락 등으로)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며 임차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봤다.


답변서, '법리'와 '증거'로 반박해야


변호사들은 소장을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법리가 담긴 답변서를 기한(통상 30일) 내에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언 법률사무소 박영재 변호사는 "답변서에는 세입자 주장 중 사실관계를 인정·부인하는 내용, 왜 매도인에게 책임이 없다고 보는지, 이를 뒷받침할 자료(등기부, 대화 기록 등) 세 가지만 명확히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A씨의 경우, C씨가 매매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전세 계약 당시 매매 진행을 안내했다는 정황 ▲누수 문제로 연락했을 때 나눈 대화 기록 ▲C씨 스스로 만기 시점에 새 집주인 B씨에게 보증금 반환을 먼저 요구했다는 사실 등이 A씨의 책임을 벗어나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한설 조민성 변호사는 "결국 이 사건은 임대인 지위 승계 법리를 세우고 임차인의 인식 정황을 어떤 자료로 입증하느냐가 방향을 가른다"며 "소장에 담긴 청구 원인을 뜯어보고 어떤 항변을 어떤 순서로 세울지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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