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실혼 14년, 노모 부양 7년…법원이 "대가 없는 호의"라 부른 여성의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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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실혼 14년, 노모 부양 7년…법원이 "대가 없는 호의"라 부른 여성의 헌신

2026. 05. 07 10:5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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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이 1억 내놔라" 소송, 왜 졌을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14년간 연인의 암 투병을 돕고 그의 노모까지 홀로 부양했지만, 법적 권리를 인정받지 못했다. 병수발을 외면한 연인의 자녀들을 상대로 1억 원의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한 여성의 소송이 결국 법원에서 기각됐다.


"상주 며느리 노릇까지 다 했는데"… 암 투병 연인과 노모 병수발


부산지법 동부지원 장병준 판사는 A씨가 고인이 된 옛 연인 B씨의 자녀 2명을 상대로 제기한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A씨와 B씨의 관계는 2008년 8월부터 2022년 12월 8일까지 이어졌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단순한 연인 이상이었다.


B씨의 형제들과 정기적으로 가족 모임을 하고 조카의 결혼식과 돌잔치까지 챙겼다. B씨의 노모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7년간 홀로 부양했고, 장례식에서는 상주 며느리 역할까지 도맡았다.


제사를 주재하고 B씨의 암 투병까지 헌신적으로 간호했다.


폭언으로 끝난 사실혼… "병간호 외면한 자녀들이 최저시급 내놔라"


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파국을 맞았다. A씨는 B씨와 그 어머니의 폭언과 폭행 등 부당한 대우를 견디다 못해 2022년 12월 8일경 사실혼 관계를 끝냈다고 주장했다.


A씨의 분노는 B씨의 자녀들에게 향했다. 자녀들이 아버지와 거의 연락도 하지 않고 병간호마저 거절해 자신이 모든 짐을 떠안았다는 것이다.


A씨는 "나는 B씨를 간호할 의무도, 그 어머니를 부양할 의무도 없었다"며 소송을 냈다.


그는 노모를 부양한 7년과 자신과 딸이 B씨를 간호한 기간의 노동력을 최저시급으로 환산해 총 1억 2900여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이 발생했다고 계산했다.


자신이 대신 의무를 다한 덕분에 B씨와 그 자녀들이 부양의무를 면하는 재산상 이익을 얻었으니, 자녀들이 상속인으로서 최소 1억 원을 물어내라는 취지였다.


법원 "헌신은 인정하지만 대가성 없는 호의일 뿐"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냉정했다. 법원은 A씨의 헌신을 법적 채무나 대가 관계가 아닌 연인 사이의 '호의'로 규정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A씨의 간호와 부양으로 인해 고인이나 자녀들이 최저시급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가 고인이나 그 어머니를 보살핀 행위는 어떠한 대가 관계나 법률적 관계에서 이루어졌다기보다는 호의적인 관계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며 "그로 인해 고인 측이 이익을 취득하고 A씨가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결국 A씨는 14년 헌신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소송 비용까지 모두 떠안게 됐다.


[참고]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4가단139046 판결문 (2025. 4. 24.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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