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결과까지 조작”… 677억 입찰 노린 의료기기 대표의 위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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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결과까지 조작”… 677억 입찰 노린 의료기기 대표의 위조극

2025. 05. 14 13:4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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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명백한 입찰방해 고의 인정"… '의사소통 오류·직원 착오' 주장 일축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든 참고 이미지

의료기기 업체 대표가 수백억대 공공 입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권위 있는 연구센터의 테스트 결과보고서를 위조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판사 김유랑)은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입찰방해 혐의로 기소된 의료기기 C 주식회사 대표이사 A씨에게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다고 2024년 8월 21일 밝혔다(2023고정1569).


"1.0 버전, 2.0으로 바꿔!"... 결과보고서 버전부터 날짜까지 완전 조작

A씨는 2018년 D사의 677억 원 규모 'E 시스템 교체 사업' 1차 입찰에서 탈락하자, 2차 입찰을 앞두고 직원 G씨에게 "H센터장 허락을 받았으니 보고서를 수정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직원은 'F System 1.0' 테스트 결과를 'F System 2.0'으로, 시험 날짜를 '2018.04.02'에서 '2018.05.04'로 조작했다. 시험 목적도 '형성적 사용적합성 테스트'에서 '런 콘트롤 사용적합성 시험'으로 바꿨다.


심지어 A씨는 위조된 보고서를 대법원 소송에도 증거로 제출했다. 1차 입찰 탈락 후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이 문서를 증거자료로 활용했다.


"허락받았다"는 말도 거짓... 연구센터장 "절대 승인한 적 없다"

A씨는 재판에서 "직원들의 착오로 문서가 제출됐다"며 "나는 몰랐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지시로 문서가 위조됐다고 판단했다.


결정적이었던 것은 H센터장 I 교수의 증언이었다. I 교수는 "A씨로부터 수정된 기기에 대한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문의를 받아 절차에 따라 시험 담당자에게 연락하라고 말했을 뿐, H 명의의 문서를 작성하는 데 동의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단 하나의 서류로 공고 요건 충족"... 위조 문서 덕에 입찰 적격 판정

A씨는 위조문서 덕분에 실제 2차 입찰에서 "시스템 운용에 대한 증빙서류" 항목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회사는 다른 평가 항목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지 않았지만, 법원은 "입찰의 공정을 해할 위험성이 분명히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A씨의 위조 행각은 D사가 의심을 품고 H센터에 직접 확인하면서 들통났다. 결국 첫 범죄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을 참작해 벌금형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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