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위로금 5000만원 받고 1달 만에 퇴사한 직장인…돈 돌려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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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위로금 5000만원 받고 1달 만에 퇴사한 직장인…돈 돌려줘야 할까?

2022. 04. 04 13:31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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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반대 하지않는다"는 조건으로 받은 위로금

8개월 안에 퇴사하면 월할로 계산해 반환 약정

해당 약정 근로기준법 위반 놓고 1, 2심은 엇갈린 판단

회사로부터 합병 위로금을 받은 뒤, 8개월 약정 기간을 채우지 않고 조기 퇴사한 경우 이를 월할로 계산해 위로금 일부를 다시 반환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다니던 회사의 합병 과정에서 "합병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위로금을 받은 A씨. 회사는 위로금을 지급하는 한편 "앞으로 8개월 안에 퇴사할 경우 위로금을 반납한다"는 약정을 걸었다. 합병에 대한 반대를 무마함과 동시에 A씨와 같은 기존 근로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A씨가 불과 한 달만에 퇴사하면서 법적 분쟁이 생겼다.


회사 측은 "약정대로 위로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했지만, A씨의 입장은 달랐다. 애초에 해당 약정이 근로기준법 위반이므로 무효라고 맞섰다. 이 법(제20조)이 금지하는 '근로 계약 불이행에 따른 위약금 계약'이라는 취지였다. 이 조항은 근로자가 본인의 의사에 반해 근로계약에 묶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과연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줬을까.


'8개월 안에 퇴사할 경우 반납' 조건으로 위로금 지급

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4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그룹은 삼성토탈 주식회사(현 한화토탈) 등 화학 관련 계약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에 삼성토탈 직원들은 매각대응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결성해 매각에 반대했고, 한화 측은 위로금 등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합의했다. 단, 8개월 안에 퇴사할 경우 이를 반납하는 조건이었다.


A씨도 약 5000만원(세금 제외한 금액)의 위로금을 받은 직원들 중 한 명이었지만, 그는 1개월 만에 퇴사했다.


대법원 "근로기준법 위반 아니다"

1심 재판부는 "해당 약정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거나, 직장 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할 수 없다"며 근로기준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어 "사측에서 준 위로금을 A씨가 제공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2심에선 이런 판결이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위로금은 기존 회사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에 대한 공로금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명백히 반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종적으로 대법원은 원심(2심) 판결을 깨고, 1심 판단이 맞다고 봤다. 대법원 제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해당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대법원은 "기존 근로자들의 반대를 무마하고 일정 기간 계속 근로를 유도함으로써 합병 이후에도 사업을 차질 없이 운영하려는 목적에서 위로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약정으로 퇴직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에 반하는 근로를 부당하게 강요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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