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상간자 위자료 소송 판결 분석…위자료 인정 최고액은 5000만원
최근 4년간 상간자 위자료 소송 판결 분석…위자료 인정 최고액은 5000만원

가정의 평화를 깬 상간녀와 상간남에게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위자료는 얼마일까.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세상에 둘도 없던 부부가 원수보다 더 한 사이가 된다. 믿었던 배우자가 불륜을 저질러 이혼을 결심하는 그 순간이다. 지난 2015년 2월, 형법상 간통죄가 폐지됐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 문제로 법정을 찾는다.
비록 죄를 물으며 처벌할 순 없지만 불륜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우리 법원은 다른 이의 가정을 파탄 낸 사람에게 일정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런데, 가정의 평화를 깬 상간녀와 상간남에게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위자료는 얼마일까. 내가 받은 고통을 액수로 환산하자면 끝도 없겠지만 법원은 일정한 액수 이상은 인정하지 않는다.
상간자에게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위자료는 얼마까지일까? 어떤 경우일 때 법적으로 가장 많은 위자료가 인정됐을까? 로톡뉴스가 최근 4년 치 상간자 소송 결과를 분석해 봤다.
우선, 이혼 등과 함께 진행돼 가사사건에 포함된 경우 판결문이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다는 한계를 감안해야 한다. 또한, 정식 재판으로 가기 전에 당사자 간 합의나 조정 단계에서 일찌감치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 역시 이번 통계에서는 제외됐다. 별개의 민사소송으로 진행된 사건에 한해 판결문을 추렸다.
그 결과, 지난 2018년 1월부터 현재까지 대법원이 인터넷에 공개한 민사소송을 기준으로 상간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 판결은 총 52건이었다. 소송을 진행한 전체 52건 중 28건(53.85%)의 부부 당사자에게는 미성년 자녀가 있었다.

재판에 넘겨진 상간녀와 상간남이 물어야 하는 총 손해배상액은 10억 9900만원이었다. 상간자 1명당 평균 2100만원이 위자료로 인정된 셈이다. 이는 보편적으로 알려진 상간자 위자료 액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통상 상간남 혹은 상간녀로 인해 혼인관계가 파탄 난 경우, 그 위자료는 2000~3000만원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평균 액수를 넘은 경우도 있다. 3000만원 이상 위자료가 인정된 경우는 전체 52건 중 17건(32.69%)이었는데, 이 경우는 대부분 상간자가 △부정행위를 반복해서 저지르거나 △현재 진행형인 경우 △피해 상대방에게 이혼을 종용한 경우였다.

이 중 가장 높은 액수가 인정된 판결문에 드러난 사실관계를 정리해 봤다.
#스스로 한 약속을 어긴 값
단일 재판 기준으로 위자료 최고액은 5000만원이었다. 지난 2018년 상간녀 A씨는 한 남성과 부정행위를 저지르다 발각됐다. 이후 남성의 아내에게 합의서를 써줬다. "다시 만나면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A씨는 남성과의 만남을 계속 이어갔고 결국 지난 2020년 아내 측이 A씨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A씨는 "위자료 5000만원은 과다하니 법원 재량으로 깎아달라"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해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하지 않다"면서 약속대로 5000만원을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
3000만원씩, 2번. 같은 사람에게 위자료 총 6000만원을 물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을 받은 사람도 있었다. 이 사건 상간녀 B씨는 지난 2016년 '동네 오빠'라 부르던 지인과 불륜을 저질러 그 아내에게 위자료 3000만원을 물었다. 하지만 그 후로도 같은 남성과 불륜 관계를 지속했고, 결국 지난해 두 번째 부정행위가 발각됐다.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다시 한번 B씨가 3000만원 가량을 위자료로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위자료 절반은 B씨와 함께 바람을 피운 남성(소송을 제기한 사람의 남편)도 부담하게 됐다. 우리 법원은 부정행위를 저지른 부부 일방과 그 상간자는 공동으로 불법행위 책임을 가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반면, 위자료가 가장 적게 인정된 경우는 500만원이었다. 이 경우 남편의 부정행위는 인정됐지만, 상간녀와의 성관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창원지법 거창지원은 "성적 접촉을 하였음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자료가 전혀 제출되지 않았다"며 위자료를 500만원만 인정했다.

하지만, 이 소송을 제기한 아내는 상간녀에게 더 많은 액수의 위자료를 물게 됐다. 아내가 남편과 외도를 한 상간녀가 다니는 직장부터 출신학교, 지역 커뮤니티 등에 불륜 사실을 폭로하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재판부는 상간녀에 대한 명예훼손 등을 인정해 아내가 상간녀에게 위자료 750만원을 주라고 판결했다.
상간자 위자료 소송을 준비하면서, 변호사들이 의뢰인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사적 복수는 안 된다'라고 한다. 해당 판례는 그런 행동이 왜 문제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케이스로 볼 수 있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3일 네이버 로톡뉴스 프리미엄에 먼저 발행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