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에서 시어머니 비방한 아내⋯이혼 소송은 가능, 명예훼손 고소는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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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카페에서 시어머니 비방한 아내⋯이혼 소송은 가능, 명예훼손 고소는 어려운 이유

2020. 06. 16 12:1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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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사유로는 충분⋯하지만 명예훼손 성립되기는 쉽지 않아

온라인상 명예훼손은 피해자의 '특정성'이 중요

불화를 겪고 있는 아내가 한 인터넷 카페에 갈등 상황을 글로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아내가 집안싸움을 외부에 알린 것은 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 /셔터스톡

고부 갈등으로 시작된 오래된 앙금. 그로부터 시작된 불화가 쌓이고 쌓여, 이젠 부부관계도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멀어졌다.


거의 곪아 터지기 일보 직전인 상황. 그런데 A씨는 최근 아내가 어떤 맘카페에 이런 상황을 글로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아내가 집안싸움을 외부에 알린 것은 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


글 내용 중에는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를 비난하는 글도 많았다. 글 아래에는 아내의 말만 듣고 함께 욕을 하는 댓글이 수십 개 달려 있었다.


맘카페 게시글을 읽은 A씨는 결혼생활을 유지할 자신이 없어졌다. 이혼 소송과 함께 아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싶다. 가능할지 변호사들에게 자문했다.


이혼 소송 청구엔 무리 없어⋯위자료 청구도 가능한 사안

변호사들은 A씨가 이혼 소송을 청구하는 데 무리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정현 법률사무소 송인욱 변호사는 "민법이 정한 '이혼이 가능한 경우'에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등을 포함하고 있다"며 A씨의 경우 재판상 이혼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Winner법률사무소의 박종민 변호사와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도 "이혼 소송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배우자가 A씨와 A씨의 어머니를 비방하는 글을 게재했다면 중대한 이혼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혼 소송과 더불어 위자료 청구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 김수경 법률사무소'의 김수경 변호사도 이와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온라인에 가족 비난하는 글 썼지만 '명예훼손'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

그러나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변호사들은 예상했다.


A씨의 아내는 "결혼 4년 차" "X살 된 딸을 키우고 있다" "남편은 공무원이고 4살 차이" 등 주변인이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글을 써두었고 했다. 그러나 이 정도 표현만으로는 명예훼손의 성립 요건인 '특정성'이 인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변호사들은 내다봤다.


법무법인 다산의 김춘희 변호사는 "A씨의 아내가 맘카페에 쓴 내용의 표현만으로는 누구인지 특정하기가 어렵다"며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경 변호사도 "인터넷상에서의 명예훼손은 피해자가 특정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A씨의 아내가 쓴 부분만으로는 (특정성을 지니는지)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도 "특정성이 인정되기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관련 내용과 함께 사진 등을 함께 올렸다면 그때는 (특정성이)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변인이 해당 카페에 가입해 있다면, '특정성' 인정될 수 있어

법무법인 안심의 최혜윤 변호사는 "A씨의 말대로 주변인들이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의 글이라면, 그 주변인들이 실제로 글을 볼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즉, 누군가 해당 카페에서 A씨 아내의 글을 보고 '이 사람은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면 특정성이 성립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라법률사무소 김현중 변호사도 "위에 언급된 내용만으로는 특정성 인정이 어렵지만, A씨 가족 '주변인'이 해당 카페에 가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면 특정성이 인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한중 박은주 변호사는 "피해자가 특정되었는지는 주위 사정과 종합해 판단하게 된다"며 "A씨가 밝힌 아내의 글 내용과 더불어 그 외에 아내가 쓴 전체 글의 내용이 특정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면 명예훼손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A씨 아내가 게시한 글은 이혼소송에서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원인이 상대방에게 있음을 입증하는 증거로 쓰일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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