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0년 예상 깼다" 환각 살인에 25년... 법원 '엄중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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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10년 예상 깼다" 환각 살인에 25년... 법원 '엄중 격리'

2025. 10. 15 17:2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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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 살인 이례적 중형, 심신미약 '감경' 불허한 법원

"초등학교 때부터 본드 흡입, 책임 피할 수 없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환각 상태에서 70대 집주인을 둔기로 살해한 40대 세입자에게 징역 25년이라는 이례적인 중형이 선고됐다.


일반적으로 심신미약이 참작될 수 있는 환각 살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이처럼 엄중한 처벌을 내린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허용구 부장판사)는 살인 및 특수주거침입,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고 14일 법조계가 밝혔다.


둔기로 집주인 마구 때려 살해... 환청이 만든 끔찍한 비극

사건은 지난 5월 2일 오전 3시 10분께 경기도 하남시에서 발생했다.


40대 세입자 A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 1층에 사는 70대 집주인 B씨의 집에 침입해 집에서 가져온 둔기(봉 모양의 철제 손잡이)로 B씨를 무참히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직전 자택에서 접착제를 흡입해 환각 상태에 빠졌다. 당시 A씨는 "가만히 놔두지 않겠다. 각오해라"는 환청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와 배회하다 B씨를 마주쳤다.


A씨는 환청의 원인이 B씨 때문이라고 오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형량 2배 폭증시킨 '원인에 있어 자유로운 행위'

A씨에게 징역 25년이 선고된 결정적인 요인은 '심신미약'이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환각물질 흡입 후 우발적으로 저지른 살인 사건은 심신미약이 인정되어 징역 10년 내외의 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A씨는 달랐다.


법원은 A씨의 범행이 '원인에 있어 자유로운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스스로 위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뒤 범죄를 저지른 경우, 심신장애로 인한 형의 감경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형법 제10조 제3항의 법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초등학교 때부터 본드를 흡인해 온 습벽이 있다"며 "앞으로도 유사한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 그 범죄가 살인이라는 중대한 결과를 야기할 가능성도 상당해 피고인에 대한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조계는 만약 A씨에게 심신미약이 인정되어 형이 감경(1/2)되었다면 징역 11~13년 정도가 예상되었을 것이라 분석한다. 결과적으로 심신미약 불인정은 A씨의 형량을 약 2배 이상 폭증시킨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환각 범죄'인데 '계획적 살인' 형량... 증거인멸이 치밀했다

징역 25년은 단순 환각 살인 사건의 최고 수준을 넘어, 계획적인 살인 사건의 하한선에 해당하는 매우 무거운 형량이다.


A씨의 형량이 이처럼 높게 나온 배경에는 환각 상태에서의 범행이었음에도 '계획성'과 '재범 위험성'이라는 강력한 가중 요소가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징역 25년은 법원의 강력한 경고

이 사건의 징역 25년 선고는 약물 중독 등으로 스스로 심신미약 상태를 야기한 후 범죄를 저지르는 행위에 대해 법원이 더 이상 가볍게 보지 않겠다는 강력한 사법적 경고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A씨가 자발적으로 약물을 흡입한 습벽이 있고, 범행 후 치밀하게 증거를 인멸했으며, 피해 회복 노력도 전혀 없다는 점을 들어 중형을 선고했다.


이는 살인죄 양형기준의 가중영역 상위권에 해당하며, 약물 중독으로 인한 범죄라도 그 행위에 계획성이 있거나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엄벌을 피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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