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 결혼 준비 끝에 파혼…손해배상 하라는 전남친, 책임져야 할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독박' 결혼 준비 끝에 파혼…손해배상 하라는 전남친, 책임져야 할까?

2026. 09. 01 09:5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3년간 반복된 갈등에 결혼 준비도 혼자 도맡아

상대방은 '일방적 파혼' 주장하며 소송 위협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3년간 교제한 연인과 결혼을 약속한 A씨. 하지만 결혼 준비는 A씨의 '독박'이었다. 식장 예약부터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 업체 선정까지, 상대방 B씨는 비협조로 일관했다.


결국 A씨는 반복되는 문제에 지쳐 파혼을 결심했다. 그러자 B씨는 A씨가 일방적으로 파혼했다며 결혼 준비 비용과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A씨는 B씨에게 법적 책임을 져야 할까?


'독박' 결혼 준비에 지쳐 파혼…돌아온 건 소송 위협

A씨는 3년간의 교제 기간 내내 B씨의 태도에 문제를 느껴왔다. 짜증 섞인 말투와 운전 중 과도한 분노 표현, 소극적인 태도 등을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B씨는 달라지지 않았다.


문제는 결혼 준비 과정에서 극에 달했다.


식장, 스드메, 웨딩촬영, 신혼여행 등 대부분의 업체를 A씨 혼자 알아보고 예약했다. A씨가 “식장이라도 같이 보러 가자”고 여러 번 요청했지만 B씨는 거절하거나 미뤘다.


A씨는 “결혼 준비를 혼자 하는 것 같다”며 울면서 힘듦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A씨는 이 관계가 결혼 후에도 반복될 것이라는 생각에 파혼을 결심했다.


그런데 B씨는 A씨가 갑자기, 일방적으로 파혼을 통보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파혼 책임, 최종 '통보'한 사람이 아니라 '원인' 제공한 사람이 진다

변호사들은 최종적으로 파혼을 통보했다는 사실만으로 손해배상 책임이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파혼에 이르게 된 주된 원인, 즉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규희 변호사는 “결혼은 당사자 둘이 함께 준비해야 하는 공동의 과제임에도 상대방이 협조 의무를 다하지 않은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도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은 점 역시 신뢰 관계 파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 역시 “상대방의 지속적인 분노 표출, 소통 부재, 결혼 준비 방관 등은 약혼 해제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며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적으로 약혼 해제에 따른 손해배상은 과실이 있는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06조). 파혼의 원인이 한쪽에만 있지 않고 양측 모두에게 있다면 법원은 과실의 정도를 따져 책임을 판단한다.


상대방이 먼저 “관계 정리하자” 제안…'쌍방 책임' 인정되면 위자료 없어

특히 변호사들은 A씨의 파혼 과정이 일방적이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A씨는 큰 다툼 후 B씨가 먼저 “각자 부모님께 이야기하고 관계를 정리하자”며 계약 취소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감명 이성호 변호사는 “상대방이 먼저 계약 정리를 언급했던 대화가 남아 있다면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일방적으로 파혼했다’는 상대방의 주장과 배치되는 상당히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이처럼 양측의 갈등이 누적돼 관계가 파탄에 이른 경우, 책임을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양측의 책임이 비슷하다고 판단되면 ‘쌍방 과실 대등’을 이유로 위자료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도 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상대방의 선제적 관계 정리 제안 등의 정황이 인정된다면 일방적 파혼에 따른 위자료 및 비용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예식장 위약금 등 비용은?…지출 내역과 책임 따라 정산

위자료와 별개로 예식장 계약금이나 위약금 등 실제 발생한 비용은 정산 문제가 남는다. 이 역시 파혼의 책임이 누구에게 얼마나 있는지를 따져 분담 비율이 결정된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결혼 준비 비용은 각 계약의 명의와 실제 지출자, 취소로 발생한 위약금, 파혼의 귀책사유 등을 따져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법원이 양측의 책임을 50대 50으로 본다면, 발생한 비용도 절반씩 부담해야 한다.


A씨의 경우 결혼 준비 비용 대부분을 혼자 지출했으므로, 오히려 B씨에게 A씨가 낸 비용의 일부를 청구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법무법인 쉴드 박수범 변호사는 “상대방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결혼 준비 과정에서 지출한 비용의 정산 문제와 책임 비율은 별도로 다투어질 수 있으므로, 대화 내용이나 지출 내역 등 구체적 자료를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 어떻게 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