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친 건가, 잡아준 건가' CCTV 없는 체육관, 배드민턴 코치의 운명 가를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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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친 건가, 잡아준 건가' CCTV 없는 체육관, 배드민턴 코치의 운명 가를 '한 마디'

2025. 08. 22 15:43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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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식명령 불복하고 정식재판 청구

'정당한 훈육'과 '아동학대' 사이, 법원의 판단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CCTV 없는 체육관, '밀었다'는 아동과 '잡아줬다'는 코치의 엇갈린 진술 속에서 한 지도자의 운명이 법정에 섰다.


한쪽은 "욕설과 함께 밀쳐 넘어뜨렸다"고 주장한다. 다른 한쪽은 "넘어지려는 아이를 잡아줬을 뿐"이라고 항변한다. CCTV 한 대 없는 학교 체육관에서 벌어진 그날의 진실을 두고, 배드민턴 코치 A씨가 아동학대 혐의에 대한 벌금형 약식명령을 거부하고 정식재판의 문을 두드렸다.


'정당한 훈육'과 '아동학대'라는 외나무다리 위에서 지도자 생명을 건 법적 다툼이 시작됐다.


'밀었다' vs '잡아줬다'. 목격자 없는 체육관, 진실 공방

사건의 발단은 학교 체육관 달리기 훈련이었다. 피해 아동 측은 코치 A씨가 훈련 중 라켓으로 셔틀콕을 쏴 몸에 맞혔고, "시발년아 느리다고" 소리치며 뒤에서 밀어 넘어뜨렸다고 진술했다. 어깨를 치고 팔을 꼬집었다는 주장도 더해졌다.


하지만 A씨의 기억은 정반대다. 그는 "사건 당일 라켓조차 잡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팔에 남은 상처에 대해서는 "아이가 달리다 휘청이며 넘어지려 하기에 순간적으로 놀라 팔을 잡아끌면서 생긴 것"이라고 설명하며 욕설과 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벌금 한 번에 지도자 생명 끝" 코치가 정식재판 택한 이유

검찰은 피해 아동 진술을 근거로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서면 심리만으로 벌금형을 구하는 절차)했고, 법원은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A씨는 이를 거부했다.


혐의를 인정하는 순간 지도자 생명이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대환의 김익환 변호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벌금형만 받아도 평생 전과기록으로 남고, 지도자는 취업제한이라는 치명적인 불이익까지 받는다"며 "억울하다면 정식재판으로 무죄를 다투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법정 흔들 '스모킹 건' 나올까... 동료 선수들 증언에 쏠린 눈

CCTV 등 객관적 증거가 없는 이번 재판은 결국 '진술의 신빙성' 싸움이 될 전망이다. A씨에게 유일하게 유리한 정황은 당시 훈련을 함께했던 다른 배드민턴 부원들이 "코치님의 행동은 학대가 아니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동료 부원들의 사실확인서와 증인신문을 통해 피해 아동 측 주장의 모순을 파고들어야 한다"며 목격자 진술이 A씨의 무죄를 입증할 '스모킹 건'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법원은 A씨의 행위가 '정당한 훈육'의 범위를 넘었는지를 집중 심리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판례(2017도5769)는 정서적 학대 여부를 판단할 때 행위자와 아동의 관계, 당시 태도, 행위의 반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A씨 측은 "정상적 훈육일 뿐, 아동의 정신건강 발달에 해를 끼치는 학대가 아니었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혐의가 일부 인정되더라도,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수석검사 출신인 심강현 변호사는 "사건을 가정법원으로 보내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사회봉사, 상담 등 비형벌적 조치)을 받도록 하는 전략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한 코치의 지도자 생명이 걸린 법정 다툼은, 결국 '진실의 무게'를 어느 쪽 진술에서 찾을 것인지에 대한 사법부의 고심 깊은 질문으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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