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섞인 뒷담화, 법정에 세울 수 있을까요?”
“거짓말 섞인 뒷담화, 법정에 세울 수 있을까요?”
“증거만 있다면”...변호사 12인, 명예훼손 고소 가능 한목소리

악의적인 뒷담화는 명예훼손죄로 형사 고소 및 민사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제가 없는 자리에서 의도적으로 비하하려고 거짓말까지 섞어 험담을 했습니다.” 악의적인 뒷담화로 인간관계가 파탄이 나고 깊은 상처를 입었다면, 법의 힘을 빌릴 수 있을까?
변호사 다수는 목격자 진술 등 명확한 증거만 확보하면 명예훼손죄로 형사 고소는 물론, 정신적 피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순식간에 기피대상으로…“사람들이 저를 피해요”
법률 상담을 의뢰한 A씨의 일상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과거 동아리 활동을 같이 했던 지인이 A씨가 없는 자리에서 의도적으로 험담을 퍼뜨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A씨는 “제가 없고, 저와의 중간 지인이 있는 자리에서 의도적으로 저를 비하하기 위하여 과거의 일과, 현재의 일에 대해 비속어를 사용하며 거짓말을 추가해 뒷담화를 하였습니다”라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퍼졌고, A씨는 동아리 내에서 고립됐다. 그는 “그 결과 사람들이 저를 피하고 있고, 중간 지인들과도 사이가 멀어지고 있습니다”라며 망가져 버린 관계에 대한 고통을 호소했다. A씨는 결국 법적 대응을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변호사들 “고소 가능, 관건은 증거 확보”
A씨의 사연을 접한 변호사들은 한목소리로 ‘고소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뒷담화 내용을 직접 들은 사람의 진술과 같은 명확한 증거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승문의 신동휘 변호사는 “충분히 고소가 가능합니다.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정리하고 상대방의 발언을 들은 사람의 진술을 확보해 고소장을 접수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명쾌하게 답했다.
라미 법률사무소의 이희범 변호사 역시 “명예훼손의 경우 참고인의 증언이 있다면 당연히 고소도 가능하고 처벌도 가능합니다”라고 말하며 증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법무법인 랜드마크의 양지인 변호사는 “가능합니다. 다만 증거가 필요합니다”라고 잘라 말하며, 메시지 캡처나 통화 녹음 등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단 한 명에게 말했어도 ‘유죄’…'전파 가능성'의 법리
여러 사람 앞이 아닌, 단 한 명에게 한 뒷담화가 어떻게 범죄가 될 수 있을까.
법원은 ‘전파 가능성’ 이론을 통해 이를 설명한다. 특정 소수에게만 사실을 말했더라도, 그 내용이 불특정 다수에게 퍼져 나갈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 요건이 충족된다는 것이다(대법원 2007도5077 판결).
A씨의 경우 동아리 내에 소문이 퍼졌다는 점에서 공연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뒷담화에 거짓이 섞였다면 처벌은 더욱 무거워진다.
김경태 변호사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의도적으로 비하하는 행위는 형법상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며, 비속어 사용은 모욕죄로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형사처벌과 별개인 ‘민사소송’…고소 전 유의점은?
형사 고소 외에 민사상 책임을 물어 정신적 피해를 보상받을 길도 열려 있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가해자와의 합의가 중요하지만, “절대 합의 의사가 없으시다면...추후 민사소송 제기하여 위자료 지급 받으실 수 있습니다”라며 실질적인 피해 회복의 길도 열려있다고 조언했다.
법원은 명예훼손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해 위자료를 인정하고 있다(민법 제764조). 다만, 고소를 진행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만약 고소를 진행했다가 취소하면, 같은 사안으로 다시 고소할 수 없다는 점(형사소송법 제232조)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법적 절차를 밟기 전, 증거자료를 충분히 검토하고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최선의 대응 방안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