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 물리고 맞은 교사, 상대는 죗값 못 묻는 '만 10세 이하'…보상의 길은?
학생에 물리고 맞은 교사, 상대는 죗값 못 묻는 '만 10세 이하'…보상의 길은?
법조계 "형사처벌 안 돼도 민법상 감독자 책임 물어 손해배상 청구 가능…뒤늦은 진단서도 결정적 증거"

초등학교 교사 A씨가 2학년 어린이를 지도하다 팔을 물리고 주먹으로 얼굴을 맞는 피해를 당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교실서 학생에 물린 교사, '형사처벌 0%' 벽 앞에서…법조계 '부모 책임' 열쇠 제시
학생에게 물리고 얼굴까지 맞은 교사, 형사처벌 불가능한 '범법소년' 앞에서 좌절했지만 법조계는 부모 상대 민사소송은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문제 행동을 보이던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을 지도하던 교사 A씨의 팔을 학생이 갑자기 물어뜯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발로 차고, 얼굴에 주먹까지 날렸다.
교실 안에서 벌어진 이 충격적인 상황은 고스란히 CCTV에 담겼고, 동행했던 학교 관리자도 모든 것을 목격했다. 참담한 심정과 정신적 충격에 며칠을 앓던 A씨는 뒤늦게 통증을 느끼고 법적 대응을 결심했다.
형사처벌 0%, 닫힌 문 앞에서…'부모 책임'이라는 열쇠
교사의 가장 큰 딜레마는 가해 학생의 나이였다. 만 10세 미만 '범법소년'(형사책임능력이 없어 처벌받지 않는 소년)은 형사책임능력이 없어 어떤 처벌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의 문이 굳게 닫힌 듯 보였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부모의 책임'이라는 다른 열쇠가 있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형사처벌은 불가능해도, 부모를 상대로 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학생의 부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명확히 했고, 법무법인 한원 조훈목 변호사 역시 "민법 제755조(감독자의 책임)에 따라 책임능력이 없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법정감독의무자인 부모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의 불안감 "뒤늦은 진단서"…법조계 "오히려 결정적 증거"
교사는 폭행 직후 경황이 없어 바로 병원을 찾지 못했다. '뒤늦게 발급받은 진단서가 과연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컸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 진단서가 소송의 '결정적 한 방'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건 발생 후 시간이 지났더라도, 현재 느끼는 통증과 정신적 고통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로서 진단서의 가치는 절대적이라는 조언이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시일이 경과했더라도 현재 증상에 대한 진단서를 발급받는 것이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체적 상해뿐 아니라 정신적 피해 입증의 중요성도 부각됐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정신과 상담 기록 등을 함께 제출하면 위자료 청구에서 더욱 유리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권보호위 결정문', 법정에서 위력 발휘할 '최강의 무기'
교사가 개최를 요청한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는 이번 사건 해결의 또 다른 열쇠다. 교보위에서 학생의 폭행 사실이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등교정지 같은 조치가 내려진다면, 이는 민사소송에서 무엇보다 강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유한) 한별 김전수 변호사는 "교보위 조치는 학생이 실제로 폭력을 행사했고, 교사가 정당한 업무 수행 중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강력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학교라는 공적 기관이 폭행 사실을 인정한 만큼, 법원에서도 이를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결국 교실에서 폭행당한 교사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구제받을 길이 열려있다. 비록 가해 학생을 직접 처벌할 순 없지만, 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뒤늦게라도 발급받은 진단서, 그리고 교권보호위원회의 결정문을 무기로 부모의 감독 책임을 물어 치료비와 정신적 피해보상(위자료)을 청구할 수 있다.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우기 위한 한 교사의 힘겨운 싸움이 법정에서 어떤 결론을 맺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