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학번의 "등록금 돌려 달라" 소송…'안타깝지만' 1심에서 졌다
코로나 학번의 "등록금 돌려 달라" 소송…'안타깝지만' 1심에서 졌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
'학습권 침해' 이유로 집단소송 첫 판결
재판부 "대학생활 누리지 못한 건 안타깝지만, 법적 책임 묻긴 어려워"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업으로 학습권이 침해됐다며 대학생들이 교육부와 대학을 상대로 낸 등록금 반환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WHO(세계보건기구)가 감염병으로는 사상 세 번째로 팬데믹을 선언한 지난 2020년 3월. 당시 대학들은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자 1학기 수업 전체를 '비대면(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그해 여름, 전국 사립대학생 약 2600여명이 모여 1학기 등록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1인당 100만원을 반환해야 한다고 교육부와 대학 측(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숙명여대 등 26개 사립대학)에 요구했다.
이들은 소속 대학에 등록금을 납부했으나 학교가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며, 학습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강의 시간을 다 채우지 않거나 △해당 강사가 과거에 촬영한 강의를 그대로 제공하는 등 현저히 부실한 교육을 제공했다는 것. 이어 비대면 전환으로 인해 대학교 시설을 사용하지 않았고, 행사 및 활동이 진행되지 않았으니 등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당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47부(재판장 이오영 부장판사)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전세계적 재난으로 각 대학교 재학생들이 대학생활을 누리지 못해 안타깝긴 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각 학교 법인에게 법적 책임을 묻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등록금 반환 청구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오영 부장판사는 "2020년도 1학기는 전세계적 감염병으로 인해 생명과 건강권 침해에 대한 공포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시기였다"며 "비대면 수업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면서도, 국민들의 생명·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였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런 수업 방식은 전세계 다수 국가가 선택한 조치였다"면서 "(소를 제기한 학생들이)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학교법인이 현저히 미달되거나 부실한 수업을 제공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확인할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짚기도 했다.
또한, 교육부가 학습권 침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으니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부장판사는 "코로나19라는 사정을 고려하면, 등록금 반환을 강제하거나 적극적으로 권고하지 않았다고 국가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국가배상 청구도 기각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등록금 반환 집단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판결은 유사한 등록금 소송들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민사 31부(재판장 김지숙 부장판사)는 국립대 학생 400여명이 국가와 서울대 등을 상대로 제기한 등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심리 중이다. 국립대 학생들은 1인당 등록금 50만원씩의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사립대학생들은 "우리가 원한 건 비대면 방식의 수업이라고 한다면, 대면 방식의 수업이 진행될 때 등록금보다는 적어야 한다는 뜻이었다"며 "등록금 전체를 반환해달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항소를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