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이라더니 "사인 불명"…경찰의 섣부른 발표, 법적 문제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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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라더니 "사인 불명"…경찰의 섣부른 발표, 법적 문제는 없을까?

2026. 08. 31 15:1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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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30대 여성 실종사망 사건, 초동 수사 부실 의혹

시신 발견 현장 출입 통제하는 경찰 /연합뉴스

제주에서 실종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 장씨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당초 '자살 추정'으로 발표했던 입장을 일주일 만에 '사인 불명'으로 뒤집으면서 초동 수사의 성급함과 부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자살 추정" 단정 후 일주일 만에 "사인 불명" 공식 발표

경찰은 지난 8월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장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당일 경찰은 시신의 위치와 상태 등을 근거로 타살 가능성이 낮으며 자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역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목을 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8월 3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시신 부패로 인해 최종 사인은 불명으로 확인됐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해 최초 추정과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다.


"야자수 목맴 불가능" 의혹…현장 재연 및 성급한 수사 입장 논란

경찰의 초기 자살 추정에 대해 현장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발견 장소인 야자수 농장은 야간에 인적이 드물고 어두운 곳일 뿐만 아니라, 야자수 나무줄기의 특성상 사람이 목을 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이에 경찰은 8월 27일 현장 재연 실험을 진행했으나, 처음에는 '목맴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보였다가 보도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검토 중"이라며 말 바꾸기를 되풀이해 혼선을 자초했다.


실종신고 허위 종결 경찰관 구속…9월 1일 검찰 송치 및 수사 브리핑 예정

초동 수사 부실 논란은 실종 처리 과정의 비위 사건으로 더욱 격화되었다. 장씨 등 2명에 대한 실종 신고를 부실하게 처리하고 허위로 종결한 혐의(직무유기 등)로 담당 경찰관 A 경장이 구속된 것이다.


경찰은 오는 9월 1일 A 경장을 검찰에 송치하는 한편, 사건의 전체적인 수사 결과와 경과를 구체적으로 브리핑할 계획이다.


섣부른 발표의 법적 책임… 수사공보 위반·국가배상 성립 가능

그렇다면 경찰의 성급한 발표 자체는 법적으로 어떤 처벌과 책임을 받게 될까.


법조계에서는 정밀 감정 결과가 나오기 전에 경찰이 성급히 '자살 추정' 입장을 공식 발표한 행위 자체가 경찰 수사공보 규칙 위반이자 직무상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형사상으로는 사자명예훼손죄(형법 제308조) 적용 여부가 논란이 될 수 있으나, 단순 판단 착오나 과실 발표의 경우 허위성에 대한 고의 입증이 어려워 실제 형사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공보 준칙을 어기고 성급한 발표를 강행한 관계자들은 경찰 내부 감찰을 통해 중징계 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민사상 책임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객관적 근거 없는 섣부른 발표로 고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유족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한 점은 인격권 침해에 해당하며, 국가배상법 제2조에 따른 손해배상(위자료) 청구의 명확한 법적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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