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앞두고 선물세트 3개 훔친 남성에 벌금 800만원
명절 앞두고 선물세트 3개 훔친 남성에 벌금 800만원
14만원어치 훔쳤다가⋯약 57배 벌금

명절 전 아파트를 돌며 선물세트를 3개 훔친 남성에게 벌금 800만원이 선고됐다. /셔터스톡
지난 1월, 수상한 남자가 아파트 앞에서 서성였다. 주민이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자, 그 남성도 따라 들어갔다.
그러더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바로 꼭대기 층을 눌렀다. 누군가의 집을 방문한 걸까. 아니었다. 그는 계단을 타고 내려오며 한층 한층 무엇인가를 찾았다.
18층에 이르러 걸음을 멈춘 남자. 그는 현관 앞에 놓여있던 택배 박스 2개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또 계단을 통해 한 층씩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그가 아파트에서 훔친 택배는 모두 3개. 14만원어치였다. 명절 전이었던 터라 대부분이 선물세트였다.
결국 붙잡혀 재판에 넘겨진 A씨. 그의 혐의는 절도와 주거침입이었다.
그에게 주거침입까지 적용된 이유는 주민들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엘리베이터, 계단 등도 주거침입의 '주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신효의 오세정 변호사는 "주거침입죄의 '주거'는 단순히 가옥 자체만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주거의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계단과 복도 등까지 폭넓게 인정된다"고 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북부지법의 진상범 부장판사는 지난달 12일 A씨에 대해 800만 원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우선 A씨가 누범기간 중 또다시 동종 범행을 저지른 점과 이를 위해 변복을 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점을 불리하게 봤다.
다만 "(A씨가) 출소 후 성실하게 근무하던 중 명절을 앞두고 약 3개월간의 급여가 지급 되지 않아 명절 선물로 사용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감안해줬다. 또한, 피해액이 크지 않고 모두 변제돼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아들이 치료가 필요한 상태고 생활비를 책임지고 있는 점과 상당 기간 구금 생활을 한 점 등을 유리하게 참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