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일가족 살해' 김태현의 형량, 변호사가 분석해봤더니 최소 징역 15년
'노원구 일가족 살해' 김태현의 형량, 변호사가 분석해봤더니 최소 징역 15년
양형 가중·감경 가능성 두고 형사법 전문 변호사와 사건 분석해봤다
변호사 "우발적 범행 주장 인정 안 돼⋯15년 이상 중형 선고 예상"

변호사들과 노원구 일가족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태현의 형량을 분석해봤다.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오랜 스토킹 끝에 일가족을 살해한 속칭 '노원구 일가족(세 모녀) 살인사건'의 신상정보가 지난 5일 공개됐다. 피의자는 1996년생 24살 김태현.
엽기적이고 잔혹한 범행이 속속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김태현을 이번 주 중에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재판에 넘겨지게 될 김태현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지금까지 확인된 정황을 바탕으로 형사법 전문 변호사(대한변협 인증)에게 분석을 요청했다. 변호사들이 양형 가중 여부·우발 범행·감경 가능성 등을 꼼꼼히 검토해본 결과, '최소 징역 15년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를 예상했다.
김태현은 지난 1월부터 큰딸을 스토킹해왔다. 자신과의 만남을 거부하고,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은 그는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오후 5시 30분쯤 택배 기사를 사칭해 A씨 집에 침입해 당시 혼자 있던 여동생을 살해했다. 5시간 뒤 집에 돌아온 A씨의 어머니와 뒤이어 귀가한 A씨 또한 김태현 손에 목숨을 잃었다.
그는 세 가족을 살해한 뒤에도 사건 현장을 바로 떠나지 않았다. 사흘간 사망한 피해자들 곁에서 밥과 술을 먹기도 하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경찰이 밝혀내기도 했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는 범죄의 죄질에 따라 차등적인 형량을 선고하라고 재판부에 권고하고 있다. 만약 이번 김태현의 범행이 특별히 가중하거나 감경할 요소가 전혀 없는 보통의 살인이라면, 그의 형량은 10~16년 사이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특별히 가중해야 할 사정이 있었다면 형량은 '최소 징역 15년'으로 올라가고, 죄질에 따라 무기징역이나 사형까지도 가능해진다.
대표적인 가중요소는 '계획범죄'다.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면 형량이 무거워진다는 말이다. 이번 사건에 경찰 등 수사기관은 "김태현은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토킹 끝에, 귀가하는 가족들 차례로 살해 = 우발적 범행 아닌 계획범죄
범죄가 계획적이었는지 혹은 우발적이었는지는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하거나 들고 갔는지 ▲범행 전에 공모했는지 ▲피해자를 유인하려고 했는지 ▲증거를 없애려고 준비했는지 ▲도망갈 계획을 미리 세워뒀는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변호사들 역시 김태현보다는 수사기관 쪽에 동의하는 의견을 냈다. 이번 범행에서 우발적이었다는 주장이 인정될 여지가 없다는 취지에서다.
법무법인 비츠로의 정현우 변호사는 "김태현이 동시에 세 명을 살해한 것이 아니라, 시간적 간격을 두고 같은 장소에 차례로 귀가하는 피해자 세 명을 연달아 살해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살인 형태는 우발적인 범행으로 보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설사 김태현이 첫번째 피해자인 여동생을 우발적으로 죽였다고 해도, 나머지 피해자 둘(큰딸 A씨와 어머니)을 살해한 것까지는 우발적인 살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개월 이상 스토킹을 하며 큰딸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한 것이 동기가 됐을 가능성과 인터넷에 살인 방법을 검색해보는 등의 범행을 준비한 정황 등도 '우발적 범행'이라는 주장을 반박할 근거로 언급했다.
엘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이주연 변호사는 △살인을 철저하게 계획하고 범행을 저질렀고, △김태현이 피해자들을 살해한 후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시도를 한 점 등을 고려했다.
법률 자문

정신감정 앞둔 김태현, '심신미약' 인정되면?
반대로 대표적인 감경요소는 '심신미약'이 있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면, 일반적인 범죄를 처벌하는 것보다는 약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범인인 김성수는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저지를 때 "우울증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며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의 주장은 경찰의 정신감정으로 반박됐다.
6일 경찰은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가 김태현에 대한 프로파일링과 사이코패스 테스트, 정신감정 등도 함께 진행한다고 밝혔다. 심신미약 주장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만약 김태현의 경우에도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것이 처벌 수위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정현우 변호사는 정신감정 결과가 처벌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봤다. "정신감정 결과 범인의 정신병력이 밝혀지더라도 범행의 잔혹성, 사회적 비난가능성 등에 비추어 처벌이 감경될 여지는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주연 변호사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가 증명된다면 감형사유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신감정 결과에 달려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금까지 확인된 정황을 바탕으로 변호사들과 김태현의 형량을 함께 분석해봤다. 변호사들은 무거운 처벌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주연 변호사는 "최소한 징역 15년 이상의 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변호사의 예측은 살인죄만을 고려한 것이다.
피해자들을 살해할 목적으로 피해자들의 주거에 침입한 점에서 주거침입죄가 성립하고, 피해자 집에서 저지른 김태현의 행위는 별도의 죄가 성립될 수도 있다고 봤다. "주거침입 혐의 등은 가장 형이 무거운 살인죄에 가중돼서 처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우 변호사는 "무기징역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결론을 내놨다. 우리 법원은 '반성 없는 태도'를 나쁘게 보고 있다. 따라서 범행 이후 피의자가 반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정해진 형량보다 무겁게 내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김태현은 범행 직후에도 사고현장에서 태연하게 생활을 계속했다. 이 같은 김태현의 행동을 두고 정현우 변호사는 "자신의 범행을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행위"라고 분석했다.
Copyrightsⓒ로톡뉴스 김재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