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해고도 모자라 '고소'까지…병원장 갑질에 1인 시위로 맞선 의사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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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해고도 모자라 '고소'까지…병원장 갑질에 1인 시위로 맞선 의사의 운명은?

2025. 07. 23 22:5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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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1인 시위는 정당한 권리, 업무방해 성립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수익 부진을 이유로 하루아침에 해고된 의사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가, 되레 병원장으로부터 '업무방해'로 형사고소 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4개월 만에 일자리를 잃고 마지막 월급까지 받지 못한 의사의 정당한 항의는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1년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페이닥터 A씨의 삶이 흔들린 것은 불과 4개월 만이었다. 병원장은 A씨의 수익이 부진하다는 이유를 들어, 아무런 예고 없이 당일 해고를 통보했다.


지난달 급여조차 지급되지 않은 황당한 상황. A씨는 부당함을 참을 수 없어 다음 날에도 병원으로 정상 출근해 환자 진료를 계속했다. 다만 자신의 억울함을 알리기 위해 출근 전 1시간, 점심시간 1시간을 이용해 병원 근처 사거리에서 피켓을 들었다.


피켓에는 '수익 부진만을 이유로 한 부당해고를 철회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돈 밝히는 병원장'이라는 문구도 추가했다. 조용한 항의가 며칠 이어지던 어느 날, 병원장 명의의 내용증명이 날아들었다. "'돈 밝히는 병원장'이라는 표현이 병원의 명예와 이미지를 실추시켜 업무를 방해했다"며 "당장 시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형사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최후통첩이었다.


피켓 들고 서 있었을 뿐인데…정말 '업무방해'?

A씨의 1인 시위가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범주에 속하는 정당한 항의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위력, 위계, 또는 허위사실 유포'로 타인의 업무를 방해해야 한다. 장성원 변호사(법률사무소 장원)는 "폭행·협박 등 위력을 행사하지 않고, 허위사실을 유포하지 않았다면 형법상 업무방해죄로 처벌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남기용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섬) 역시 "단순히 피켓을 들고 서 있는 행위는 업무방해죄의 어떤 행위 유형에도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진료시간을 피해 평화적으로 진행한 1인 시위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돈 밝히는 병원장'은 명예훼손 소지 있어

다만 병원장이 문제 삼은 '돈 밝히는 병원장'이라는 표현은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다. 업무방해죄와 별개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용현 변호사(법무법인 영민)는 "기재한 내용이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더라도 이는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면서 "물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임이 인정되면 위법성이 조각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처벌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즉, 부당해고라는 공익적 문제를 제기했더라도, 특정인에 대한 경멸적 표현은 위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변호사들은 피켓 문구를 수정할 것을 공통으로 조언했다. 심준섭 변호사(법무법인 심)는 "'돈 밝히는 병원장' 등의 표현은 명예훼손 소지가 있으므로, '부당해고 철회' 등 객관적 사실 위주로 수정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부당해고·임금체불, 의사가 싸워서 이길 무기는?

병원장의 '고소 협박'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A씨가 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더 많고 명확하다. 변호사들은 1인 시위 대응과 별개로, 부당해고와 임금체불에 대한 공식적인 법적 절차를 즉시 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사전 예고 없는 해고는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최소 30일 전 예고하거나 30일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또한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면 해고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


장승우 변호사(법무법인 리온)는 "부당해고와 관련하여 노동청에 진정하고, 근로계약서를 정확히 작성하지 않았다면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관할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해 원직복직 및 해고 기간의 임금 상당액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고용노동청에는 밀린 월급과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라는 '임금체불 진정'을 넣어야 한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병원장이 실제로 형사고발을 해도 무혐의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부당해고 및 임금체불 문제로 병원장이 역으로 처벌받을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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