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시급 1만320원 시대에 7500원? 법이 멈춘 대구 편의점…이래도 되나
최저시급 1만320원 시대에 7500원? 법이 멈춘 대구 편의점…이래도 되나
대학가 편의점 20곳 중 16곳 '최저임금 위반'
경영난 이유로 처벌 못 피해

대구 대학가 편의점 20곳 중 최저시급 1만320원을 지키는 곳은 4곳뿐이었다. 최저임금 위반은 징역형까지 가능한 범죄다. /연합뉴스
"시급 10,320원"이라는 구인 공고를 보고 찾아간 편의점 면접장. 점주의 첫마디는 충격적이었다. "우린 7500원이야. 싫으면 다른 데 알아봐."
2026년 최저시급 1만 320원 시대가 열렸지만, 대구의 대학가 편의점 골목은 여전히 '최저임금 무풍지대'다. 채널A가 취재한 대구 대학가 인근 20곳의 편의점 중 최저시급을 지키는 곳은 단 4곳에 불과했다.
무려 8년 전 시급을 강요하는 갑질 앞에, 청년들은 "신고하면 블랙리스트에 오른다"는 두려움에 떨며 침묵하고 있다.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을 통해 편의점 알바생들이 처한 현실과 법적 해결책을 뜯어봤다.
최저임금 안 줘도 그만?... 점주를 기다리는 '징역 3년' 철퇴
많은 점주들이 "장사가 안돼서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하지만, 법의 시각은 냉정하다. 최저임금은 선택이 아닌 강제 규정이다.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단순한 과태료 처분에 그치지 않는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강력한 형사 처벌이 뒤따른다.
실제로 법원은 "최저임금 고시는 그 자체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임금 지급 의무를 규율한다"며 위반 사업주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있다. 점주들이 주장하는 경영난이나 관행은 면죄부가 될 수 없다.
"계약서 안 쓰는 게 관행"... 벌금 500만 원
"근로계약서 쓰나요?"라는 질문에 점주들은 "안 써도 문제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이 역시 명백한 불법이다.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사용자가 임금, 소정근로시간 등 핵심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원은 근로자가 단 하루만 일하고 그만두더라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면 사용자를 처벌하고 있다. "서로 믿고 하는 사이"라는 말로 계약서 작성을 회피하는 것은, 나중에 벌어질 법적 분쟁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최소한의 장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신고하면 보복당할까 봐..." 알바생을 위한 안전장치는
최저임금을 받지 못해도 신고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다. "업계가 좁아서 소문난다", "평생 저주하겠다"는 점주들의 협박은 알바생들을 위축시킨다.
하지만 법은 신고자를 보호하는 강력한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104조는 사용자가 신고를 이유로 근로자에게 해고나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한다. 만약 이를 어기고 보복 조치를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당장 신고가 부담스럽다면, 퇴직 후 3년 이내에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하여 못 받은 임금을 청구할 수도 있다. 이때를 대비해 근무 기록, 급여 명세서, 점주와의 대화 내용 등 증거를 꼼꼼히 모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편의점 본사는 책임 없나? '나 몰라라' 할 수 없는 이유
점주들이 "인건비 부담 때문에 최저임금을 못 준다"고 호소할 때, 과연 가맹본부(본사)는 책임이 없을까?
원칙적으로 근로계약 당사자는 점주이기 때문에 본사가 직접적인 최저임금 지급 의무를 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본사가 가맹점 모집 과정에서 예상 수익이나 인건비 부담을 허위로 부풀려 제공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맹사업법은 본사가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해 점주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본사가 실질적으로 점포의 인사·노무 관리에 개입했다면, 실질적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상 책임을 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