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가 법정서 택한 "진술 거부"…법적으로는 어떤 의미일까
김건희가 법정서 택한 "진술 거부"…법적으로는 어떤 의미일까
법정 침묵, '방어권 방패'인가 '진실 외면'인가
진술거부는 헌법상 권리
불리한 증거로 못 삼아, 특검 입증 책임만 무거워져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 변호인과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오늘(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법정. 검정 코트에 뿔테 안경을 쓴 김건희 여사가 피고인석에 앉았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그의 입에 수많은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기대했던 입은 열리지 않았다. 특검팀이 2010년 주가조작 선수 이정필 씨에게 계좌를 맡겼는지 묻자, 김 여사는 짧게 답했다. "죄송합니다. 진술 거부하겠습니다."
이어진 질문에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재판장은 신문을 종료했다. 시작한 지 불과 5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침묵은 금? 법정에서의 침묵은 '권리'다
김 여사의 '입 닫기' 전략,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권리 행사다.
우리 헌법 제12조는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역시 피고인이 개별 질문이나 신문 전체에 대해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법조계에서는 이를두고 "피고인이 수사기관이나 법원 앞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설명한다.
"말 안 했다고 유죄?"... 천만의 말씀
일각에서는 "떳떳하다면 왜 말을 못 하냐"며 침묵을 유죄의 방증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법정에서는 통하지 않는 논리다.
형사재판의 대원칙 중 하나는 '불이익 추정 금지'다. 피고인이 입을 다물었다고 해서 이를 유죄 근거로 삼거나 형량을 높이는 데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법원은 피고인이 왜 진술을 거부하는지 그 동기조차 따져 물을 수 없다. 김 여사의 침묵은 철저히 보호받는 셈이다.
특검의 창, 김 여사의 방패 뚫을 수 있을까
김 여사가 '침묵의 방패'를 들면서, 공은 온전히 특검팀으로 넘어갔다. 피고인의 자백이나 진술 없이 오직 객관적 증거만으로 유죄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제 재판의 향방은 특검이 확보한 계좌 거래 내역, 통화 녹취록, 텔레그램 메시지 등 '서증(서류 증거)'이 얼마나 탄탄하냐에 달렸다. 김 여사의 입이 아닌, 그가 남긴 흔적들이 유무죄를 가를 결정적 열쇠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당초 예정됐던 중계를 불허했다. 김 여사가 진술을 거부한 마당에 중계의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결심 공판을 열고 변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 여사가 최후 진술에서만큼은 입을 열지, 아니면 끝까지 침묵을 지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