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숨긴 해외 코인 대박, 이혼 시 재산분할 받을 수 있나
남편이 숨긴 해외 코인 대박, 이혼 시 재산분할 받을 수 있나
'소송이 유일한 열쇠'…해외 자산 추적, 변호사들이 말하는 필승 전략

코인 투자로 큰돈을 번 남편이 6개월간 재산을 숨기자 아내는 이혼을 결심했다. / AI 생성 이미지
가정을 지키기 위해 '위장이혼'까지 감수했던 아내. 남편은 코인 투자로 대박을 터뜨린 후 6개월 넘게 이 사실을 숨겨 왔다. 결국 이혼을 결심했지만, 남편은 해외에 은닉한 코인 자산을 알려줄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혼 소송을 제기해야만 법원의 강제력 있는 조사를 통해 숨겨진 재산을 추적할 수 있으며, 오랜 기간 가정을 위해 헌신한 만큼 높은 재산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코인 대박' 6개월간의 침묵…가정 지킨 대가는 배신감
시댁의 무리한 돈거래로 경제적 위기에 처했을 때, A씨는 '위장이혼'까지 감수하며 가정을 지켜냈다. 이후 남편과 다시 재혼하며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평화는 길지 않았다.
큰딸의 결혼식이 끝나고 몇 달 뒤, 남편이 투자한 코인이 '대박'이 났다. 하지만 남편은 6개월이 지나도록 아내에게 이 사실을 일절 알리지 않았다. 심지어 작은 딸의 혼수 준비에도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부부 간의 갈등은 점점 깊어졌다.
결국 시아버지를 모시는 문제까지 겹치면서 A씨는 이혼을 결심했다. 문제는 남편이 해외에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코인 자산. 남편이 완강히 공개를 거부하면서 A씨는 법률 전문가들의 문을 두드렸다.
소송만이 유일한 길…'선 증거확보, 후 소송제기'가 철칙
A씨는 이혼 소송에 앞서 남편의 정확한 재산을 먼저 확인하고 싶어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소송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법무법인 유안의 안재영 변호사는 "이혼소송을 제기하기 전에는 재산을 확인할 법적인 방법이 없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혼 소송을 제기해야만 법원에 재산 내역에 대한 증거 신청을 통해 숨겨진 재산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섣불리 이혼 의사를 내비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법무법인 재현의 김정세 변호사는 "지금 이혼 의사를 밝히시면 배우자가 코인을 외부 지갑으로 이전하거나 현금화하여 은닉할 위험이 커요"라며, 배우자의 국내 은행 계좌 이체 내역, 코인거래소 앱 사용 흔적 등 단서를 최대한 먼저 파악하라고 조언했다.
협의이혼은 배우자가 자산을 숨기면 확인할 방법이 없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법원의 '현미경' 추적…해외 계좌, 어떻게 찾나?
결국 남편이 숨긴 해외 코인 자산을 찾기 위한 유일한 열쇠는 '재판상 이혼 소송'이다. 법원의 권한을 빌려 자금의 흐름을 쫓아야 한다.
법무법인 엘케이비평산의 정진열 변호사는 "'해외 코인자산'은 국내 제도만으로 즉시 전부가 드러나기 어렵기 때문에, 국내 은행흐름·국내거래소흐름부터 잡고 해외로 이어지는 단서를 쌓는 전략이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해 국내 은행 계좌에서 해외 거래소로 돈이 흘러간 흔적을 추적할 수 있다. 이것이 해외 자산의 실마리가 된다. 또한 '재산명시' 절차를 통해 배우자가 직접 재산 목록을 신고하게 할 수 있다.
김정세 변호사는 "재산명시 절차를 활용하세요. 허위 신고 시 감치까지 가능하므로 강력한 압박이 됩니다"라며 법적 절차를 통한 압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만약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문서 제출을 거부하면, 법원은 A씨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도 있다(민사소송법 제349조).
'위장이혼'과 헌신, 법원은 어떻게 볼까?
변호사들은 A씨가 장기간 가정을 지키며 자녀 양육과 시부모 부양을 전담한 점이 재산분할 시 '기여도'를 매우 유리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핵심 요소라고 분석했다.
노경희 변호사는 "장기간 혼인관계를 유지한 만큼 재산분할에 대한 A씨의 '기여도'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재산을 지키기 위해 했던 '위장이혼'의 아픔까지도 법적으로 기여를 인정받을 수 있다. 고순례 변호사는 "과거 ‘위장이혼’ 기간이 있었더라도 실질적으로 부부 공동생활을 지속했다면, 법원은 이를 연속된 혼인 기간으로 인정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혼인 기간 전체를 기준으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파이브스톤즈 법률사무소의 김대희 변호사는 "A씨는 장기간 혼인을 지속한 점에서 배우자를 상대로 절반의 기여도 주장이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전망했다.
재산분할 넘어 '위자료'까지…놓치지 말아야 할 권리
A씨는 재산분할과 별개로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다. 재산분할은 부부가 함께 이룬 재산을 나누는 것인 반면, 위자료는 이혼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민법 제806조).
배우자가 코인 투자로 큰 수익을 얻고도 이를 6개월 이상 숨긴 행위는 부부 간 신뢰를 파괴한 유책사유로 인정돼, 위자료 청구의 근거가 될 수 있다.
한편,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로부터 2년 안에 행사해야 하는 제척기간이 적용되므로(민법 제839조의2 제3항)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분할받은 재산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