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계획 없다" 속이고 1,900억 챙겼나... 방시혁, '사기적 부정거래' 수사 핵심
"상장 계획 없다" 속이고 1,900억 챙겼나... 방시혁, '사기적 부정거래' 수사 핵심
1,900억 부당이득 의혹의 핵심
'상장 계획 없음' 진술

포토라인으로 향하는 방시혁 의장 / 연합뉴스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사기적 부정거래'를 한 혐의로 경찰의 집중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주말 방 의장을 2차례 추가 소환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으며, 지금까지 총 5차례 조사가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사건의 핵심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방 의장은 당시 하이브의 일부 투자자들에게 "주식 상장 계획이 없다"고 속여 특정 사모펀드 측에 보유 지분을 팔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이후 하이브는 실제 상장을 진행했고, 경찰은 방 의장이 사모펀드 측과 사전에 맺은 비공개 계약에 따라 상장 후 매각 차익의 30%를 받아 약 1,900억 원의 부당이득을 거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방 의장 측은 "회사 상장 당시 관련 법률과 규정을 준수해 법적으로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지만, 경찰은 지난해 말 첩보 입수 후 올해 6~7월 한국거래소와 하이브 등을 압수수색하고 방 의장을 출국 금지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장 계획 없음' 진술, 법적으로 무엇이 문제인가: 자본시장법 긴급 해부
비상장주식 거래에도 적용되는 '중요사항에 관한 거짓' 판단 기준
본 사안의 가장 첨예한 법적 쟁점은 방 의장의 "주식 상장 계획이 없다"는 진술이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2호에서 금지하는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상품의 거래와 관련하여 거짓말로 재산상의 이익을 얻거나 부정한 계획을 이용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투자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사항'
법원에서 말하는 '중요사항'이란 해당 법인의 재산·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특정 금융투자상품의 공정거래와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의미한다.
특히 비상장 회사의 상장 계획 유무는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사항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투자 수익성에 대한 직접적 영향: 상장 시 주식의 시장가치와 유동성이 크게 상승하여, 투자금 회수 가능성과 수익률을 판단하는 핵심 요소다.
- 회사의 신뢰성 평가 지표: 상장을 위해서는 일정한 재무적·경영적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상장 계획의 존재 자체가 회사의 건전성과 향후 전망에 대한 중요한 지표가 된다.
실제 법원 판례에서도 대량주식보유자의 보유목적, 인수합병 후 경영 전망 등은 모두 투자자의 합리적인 의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사항'에 해당한다고 본다.
거짓 진술과 1,900억 이득의 연결고리
방 의장의 '상장 계획 없음' 진술이 거짓으로 판단될 경우, 이는 중요사항에 관한 거짓의 표시에 해당할 수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있다면 거짓 진술의 고의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
- 구체적 상장 계획의 존재: 진술 당시 이미 구체적인 상장 계획이 수립되어 있었던 경우.
- 상장 전제 계약: 사모펀드와의 비공개 계약에서 상장 후 매각 차익의 30%를 받기로 약정한 경우. 이는 상장을 전제로 한 계약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경찰이 의심하는 약 1,900억 원의 차익은 이 거짓 진술을 통해 "금전,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 자본시장법 제178조 위반의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 비상장주식 역시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므로 해당 조항의 적용 대상이 된다.
부당이득 약정의 운명: 차익 분배 계약의 민사상 효력까지
상장 차익 분배 약정, '반사회질서 행위'로 무효 가능성
나아가 사전에 맺은 상장 후 차익 분배 약정 자체의 법적 효력도 문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약정이 단순히 당사자 간의 유효한 계약을 넘어, 자본시장법 위반을 전제로 한 부정한 계획의 일부로 인정될 경우 그 효력은 부정될 수 있다.
- 강행법규 위반 및 반사회질서 행위: 투자자를 기망하여 부당이득을 취득하기로 한 약정이라면, 이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민법 제103조) 또는 자본시장법 등 강행법규를 위반한 행위로 무효가 될 수 있다.
- 부당이득 반환 청구 가능성: 만약 차익 분배 약정이 무효로 판단된다면, 방 의장이 받은 약 1,900억 원은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부당이득에 해당하게 되어, 사모펀드 측은 방 의장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및 약정의 무효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진술 당시 상장 계획의 구체적 존재, 거짓 진술의 고의, 인과관계 등 모든 입증 사항이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
방 의장의 입장이 '법률 및 규정 준수'인 만큼, 향후 수사 결과와 법적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