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그만!” 고객 절규에도 6차례 전화… 통신사 상담원, 스토킹 혐의 법정 가나
“제발 그만!” 고객 절규에도 6차례 전화… 통신사 상담원, 스토킹 혐의 법정 가나
통화품질 불만 고객, 특정 상담원 '연락 거부' 의사 밝혔으나 재차 연락…대법 “벨소리만 울려도 스토킹” 판례 주목

통화품질 문제로 고객센터 상담원과 언쟁한 A씨가 거부의사에도 계속되는 상담원의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연락 말라”는 고객에게 6차례 전화…통신사 상담원, 스토킹 혐의 법정 서나
“그 상담원에게 다시는 연락받고 싶지 않습니다.” 고객의 명백한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통신사 상담원이 수차례 연락을 시도한 사건이 법적 다툼으로 번질 조짐이다. 통화품질 문제로 시작된 갈등이 스토킹처벌법 위반 여부를 가리는 시험대에 오르면서, 서비스업계의 고객 응대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또 전화하면 스토킹 고소”…최후통첩 무시한 상담원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C통신사 고객 A씨는 통화품질 문제로 고객센터와 통화하던 중 상담원과 언쟁이 붙었고, 격앙된 상태로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상담원의 연락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해당 상담원은 A씨에게 5차례나 연달아 전화를 걸었고, A씨가 받지 않자 문자메시지까지 보냈다.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A씨는 다음 날, C사의 다른 직원을 통해 단호한 조치를 요구했다. “어제 그 상담원이 더는 나에게 연락하지 않게 해달라. 만약 또 연락이 오면 스토킹으로 고소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린 것이다.
그러나 A씨의 경고는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문제의 상담원은 바로 그날, 회사 번호로 또다시 A씨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A씨는 “업무 전화인 줄 알고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수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의사에 반해 연락을 지속한 행위에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법원 “벨소리만 울려도 스토킹”…‘정당한 이유’가 쟁점
법조계는 상담원의 행위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할 소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전화 등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지속·반복할 경우 성립한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상담원의 연락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다.
특히 법조계는 대법원의 판례(2022도12037)에 주목한다. 당시 대법원은 “실제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벨소리가 울리다 끊기는 ‘부재중 전화’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 충분하다면 스토킹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전화벨 자체가 피해자의 평온한 일상을 깨뜨리는 침입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김강균 변호사(김강균 법률사무소)는 “A씨가 특정 상담원과의 연락을 명시적으로 거부한 시점부터, 해당 상담원이 다시 연락할 ‘정당한 이유’는 사라진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업무 목적이었다 해도, 고객이 대안(다른 상담원)을 통한 소통을 원했기 때문이다.
법적 대응 나선다면?…“증거 확보가 최우선”
A씨는 결국 법적 대응을 고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법률 전문가들은 강력한 대응을 위해선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전수 변호사(법무법인 한별)는 “해당 상담원의 전화 기록과 문자메시지 내역을 모두 캡처해 확보하는 것이 법적 절차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KT 본사에 공식 민원을 제기해 회사 차원의 징계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형사 고소와 함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함께 진행할 수 있다.
나아가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는 “법원에 가해자의 연락을 원천 차단하는 ‘접근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돼 실효성이 매우 높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감정노동의 최전선에서 벌어진 이례적 갈등을 넘어, 기업의 고객 응대 매뉴얼과 직원 관리 시스템 전반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