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조망에 둘러싸인 캄보디아 망고단지, 그곳에서 시작된 20일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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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에 둘러싸인 캄보디아 망고단지, 그곳에서 시작된 20일의 악몽

2025. 10. 22 12:0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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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20일…법원, 캄보디아 감금 주범에 중형 선고

철조망 깔린 '망고단지' / 연합뉴스

사기 범행 제안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지인을 캄보디아의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 넘겨 20여 일 넘게 감금하게 한 20대 일당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특히 주범은 검찰의 구형량(징역 9년)을 초과하는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며, 재판부는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을 질타했다.


'관광 사업' 미끼로 지인 유인... 범죄단지 20일 감금의 전말

주범 신모씨 일당은 지인 A씨에게 사기 범행을 제안했으나 A씨가 이를 거부하면서 손해가 발생하자, A씨에게 책임을 전가할 목적으로 범행을 계획했다. 이들은 A씨에게 "캄보디아 관광사업을 추진 중인데, 현지에 가서 계약서만 받아오면 채무를 없애주겠다"고 속여 비행기에 탑승하게 했다.


이후 A씨는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원들에게 넘겨졌고, 캄보디아와 베트남 국경 인근에 있는 범죄단지인 이른바 '망고단지'에 감금됐다.


이곳은 경비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2~3m 높이의 담벼락과 철조망 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조직원들은 A씨의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고, 스마트뱅킹 기능을 이용해 A씨의 계좌를 범죄에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문·사망 영상 보여주며 협박... "부모에게 돈 보내라고 하라"

A씨의 계좌가 지급 정지되자, 현지 조직원들은 A씨에게 이른바 '대포계좌' 명의자들이 고문당한 뒤 사망한 영상 등을 보여주며 "부모에게 계좌에 묶인 돈과 대포계좌 마련 비용을 보내라고 하라"고 잔혹하게 협박했다.


신씨 등은 또한 A씨를 범죄단지에서 꺼내주는 대가로 A씨 부모에게 금전을 요구한 혐의도 받는다. 피해자 A씨는 20여 일간의 감금 끝에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의 도움으로 구출됐다.


주범 '징역 10년' 구형량 초과 선고… "수사 비협조, 반성도 안 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국외이송유인, 피유인자국외이송, 폭력행위처벌법 위반(공동감금)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주범 신모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는 검찰의 구형량인 징역 9년보다 높은 형량이다.


재판부는 "신씨는 다른 공범들을 위협해 피해자를 캄보디아로 이송하고 감금하는 행위를 했다"면서도, "이를 전면 부인하며 수사 과정에서 아무런 협조도 하지 않고, 재판 과정에서도 억울함을 호소할 뿐 반성문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중형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공범들에게도 실형이 선고됐다. 박모씨에게는 징역 5년, 김모씨에게는 징역 3년 6개월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공범들에 대해 "비록 신씨의 위협이 있었다고 해도 그 위협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범행에 가담했다"며, "자발적으로 범행에 나아간 건 아니지만, 피해자를 몰아넣은 행위에 대해서도 상당 기간의 징역형을 선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는 공범이라도 범행에서의 역할, 가담 정도, 피해자에게 미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량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 법률 분석: 중형 선고의 법적 쟁점

법조계는 이번 판결이 국외이송 목적의 약취·유인 범죄에 대한 법원의 엄중한 처벌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1. 구형량 초과 선고의 적법성

재판부가 검찰의 구형량(징역 9년)을 초과하는 징역 10년을 선고한 것은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다. 검사의 구형은 법원을 기속하지 않으며, 법원은 법정형의 범위 내에서 피고인의 죄질, 범행 동기, 결과의 중대성, 반성 여부 등 모든 양형 조건을 독자적으로 판단하여 형을 정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주범 신씨의 혐의 전면 부인과 반성 부족이 재판부의 중형 선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 적용된 주요 범죄 및 법정형

피고인들에게 적용된 국외이송유인죄와 피유인자국외이송죄는 모두 법정형이 2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으로 중범죄에 해당한다.


여기에 2인 이상이 공동으로 감금한 혐의인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감금)죄가 더해져 형이 가중되었다.


특히 양형기준상 이러한 국외이송 목적의 약취·유인 범죄는 '노동력 착취·성매매와 성적 착취·장기적출·국외이송 목적 약취·유인·인신매매 등'의 가중 유형에 해당하며, 범행의 조직적 분담이 특별 가중 요소로 인정되어 무거운 형이 권고된다.


3. 공범 간 형량 차등의 기준

공범 박씨(징역 5년)와 김씨(징역 3년 6개월)에게 주범(징역 10년)보다 낮은 형량이 선고된 것은 형사재판의 공범 간 형량 형평성 원칙에 따른 것이다.


법원은 주범과 공범의 형량을 정할 때 ▲범행에서의 역할 분담 및 주도성 ▲가담 정도 ▲기능적 행위지배의 정도 ▲범행 동기의 자발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공범들이 주범 신씨의 위협 때문에 범행에 가담했음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를 몰아넣은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실형을 선고했다.


즉, 공범의 경우에도 주범보다 종속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이 참작되어 형이 낮아졌으나, 중대한 범죄에 가담한 책임은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번 판결은 캄보디아 등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유사 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조직적인 범행을 엄단하겠다는 사법부의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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