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성폭행 목적' 드러나… 무기징역 피하기 어렵다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성폭행 목적' 드러나… 무기징역 피하기 어렵다
검찰 보완 수사로 '성폭행 목적' 확인돼
일반 살인죄 대신 강간등살인죄 적용

검찰에 송치되는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연합뉴스
지난달 5일 자정 무렵,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인적이 드문 보행로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길을 걷던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 23세 남성 장윤기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은 것이다. 근처를 지나다 피해자의 비명을 듣고 도움을 주려 달려온 동갑내기 남학생 역시 장윤기가 휘두른 흉기에 다쳤다.
경찰 수사 당시 장윤기는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며 범행이 우발적이었음을 거듭 주장했다.
경찰은 장윤기가 과거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베트남 국적의 20대 여성 A씨에게 구애를 거절당하자, 그 분풀이 대상을 여고생으로 삼아 살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형법상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넘겼다.
하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 과정에서 사건의 숨겨진 전모가 드러났다. 사건을 맡은 광주지검 형사3부(김진희 부장검사)는 수사 기간을 연장해 면밀히 조사한 결과, 장윤기의 본래 목적이 '성폭행'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장윤기가 피해자를 등 뒤에서 제압해 차량 쪽으로 끌고 가려 한 정황이 확인됐으며, 이는 그가 이전에 외국인 여성 A씨에게 저질렀던 성폭행 범행 수법과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2일 장윤기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일반 살인과 강간등살인, 형량의 결정적 차이
검찰이 장윤기의 죄명을 일반 살인죄에서 강간등살인죄로 변경한 것은 향후 재판에서 받게 될 형량에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낸다.
일반인이 보기에 두 범죄 모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중범죄지만, 법이 정해둔 처벌의 무게는 확연히 다르다.
형법상 일반 살인죄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즉,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짧게는 5년에서 그 이상의 징역형(유기징역)을 선고받고 훗날 사회로 돌아올 여지가 있다.
반면, 성폭력처벌법에 규정된 강간등살인죄의 법정형은 오직 '사형 또는 무기징역' 두 가지뿐이다. 유기징역이라는 선택지 자체가 법에서 원천적으로 삭제되어 있는 것이다.
법리적으로는 입법자가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짓밟고 생명까지 앗아간 범행의 중대성을 고려해, 그 처벌 수위를 극도로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 판례로 본 예상 형량과 향후 재판의 쟁점
법원의 양형기준에 따르면, 강간이나 강도 등 중대범죄가 결합된 살인 사건은 기본적으로 징역 20년에서 무기징역을 권고한다. 하지만 장윤기에게 적용된 강간등살인죄는 법률상 가장 가벼운 처벌이 무기징역이므로, 재판부가 선택할 수 있는 권고형의 범위 역시 무기징역으로 좁혀진다.
실제 최근 법원의 선고 사례들을 비추어 볼 때, 범행이 미수에 그치거나 심신미약 등 특별히 형을 깎아줄 만한 법률상 사유가 없는 한, 강간등살인 기수범에게는 무기징역이 선고되는 것이 실무의 주류적 경향이다.
장윤기의 공소사실에는 여고생 살해 외에도 A씨를 상대로 한 강간등상해, 감금,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이 포함되어 있으나, 우리 형법은 여러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가장 무거운 죄의 형벌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결국 무기징역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법정형에 사형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실제 사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낮다.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법원은 사형을 국가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보고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주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거나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살인 등 죄질이 극도로 무거운 경우에 한정해 사형을 확정해 온 만큼, 단일 피해자에 대한 이번 사건에서는 무기징역이 선고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결과적으로 이번 재판의 최대 쟁점은 '강간 목적'의 입증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측은 무기징역을 피하고 유기징역을 받을 수 있는 '일반 살인죄'를 적용받기 위해, 성폭행 의도가 없었다며 범행 목적을 강하게 부인하거나 심신미약 등을 주장하며 방어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찾아낸 강간 목적의 증거들이 법정에서 어떻게 다뤄질지가 장윤기의 최종 형량을 결정짓는 핵심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