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 처벌" 한다더니⋯'마스크 매점매석' 실제 처벌, 3억 벌어도 벌금 4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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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 처벌" 한다더니⋯'마스크 매점매석' 실제 처벌, 3억 벌어도 벌금 400만원

2020. 09. 28 11:07 작성2020. 09. 28 11:14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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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매점매석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벌금 400만원

550원에 사서 3740원에 팔아 5배 넘는 폭리 취해

정부는 "엄중 처벌" 경고했지만⋯3억원 벌고 400만원 벌금 낸 셈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고 품귀현상까지 빚었던 때가 있었다. 지난 3월 서울의 한 대형마트 위생용품 코너에 당일 마스크 판매량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전 국민이 마스크를 한 개라도 더 사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때. 더 발 빠르게 움직인 한 사람이 있었다.


지난 2월 초 원래 판촉물 사업을 하던 A씨는 급하게 마스크 10만장을 구매했다. 그리고 2월 중순, 약 8일 만에 9만 2000장을 되팔았다. 그야말로 '날개 돋친 듯' 나갔다. 산 값에 5배 넘는 가격을 불러도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다.


그리고 2월 말, A씨는 나머지 8000장을 경기도의 한 창고에 보관해뒀다. 시간이 갈수록 마스크값이 끝을 모르고 올라가던 때였다.


정부가 마스크 매점매석 칼 뽑은 후 사재기 적발돼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고 품귀현상까지 빚자, 정부는 마스크 매점매석에 칼을 뽑아 들었다. 경제부처 맏형 격인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나서서 "국민 안전을 볼모로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고,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에는 엄중히 처벌할 계획"이라고 했다. 법제처장까지 나서서 "마스크를 매점매석하면 징역형을 살 수 있다"고 밝혔다.


대대적인 단속이 벌어졌고 A씨도 적발됐다. 검찰은 A씨도 높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마스크를 사재기 했다고 판단하고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위반(매점매석 행위)'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A씨는 "폭리를 얻을 목적으로 사재기를 한 게 아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 권영혜 판사는 지난달 열린 재판에서 A씨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 2월, 홍남기 경제부총리,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이어 김현준 국세청장(왼쪽)도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사재기 등 부당이득을 얻는 사업자 등에 대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유통질서 현장 점검을 더욱 철저히 해 탈세 혐의 발견 시 세무조사로 즉시 전환 등 강력히 대응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 2월, 홍남기 경제부총리,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이어 김현준 국세청장(왼쪽)도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사재기 등 부당이득을 얻는 사업자 등에 대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유통질서 현장 점검을 더욱 철저히 해 탈세 혐의 발견 시 세무조사로 즉시 전환 등 강력히 대응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1개 550원에 산 마스크를 3740원에 판매⋯일주일새 3억 가까이 벌어

우선, A씨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A씨가 8000장의 마스크를 보관했던 행위는 정부가 지정한 '매점매석(사재기) 행위"'라고 판단했다.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한 '매점매석 행위'의 기준은, 사업자가 전년도 월평균 판매량의 150%(1.5배)를 초과한 수량의 물품을 5일 이상 보관하는 것이다.


A씨의 경우 2019년 월평균 마스크 판매량이 360장이었다. 하지만 2020년 2월 당시 월평균 판매량의 2200%(22배)가 넘는 마스크를 5일 넘게 보관하고 있었다.


또한 개당 550원에 구입한 마스크를 최고 374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약 5~6배의 이익을 얻은 것이다.


이에 권영혜 판사는 "당시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보인 가운데 경제적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던 것임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즉, 폭리를 목적으로 보관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A씨는 이 일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권 판사는 "피고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사회가 보건용 마스크를 필요로 하던 시기에 마스크를 사재기한 것은 죄질이 좋지 않고, 이미 판매한 수량도 많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남은 보건용 마스크 8000개를 모두 조달청에 납품하고 자신의 위법행위를 반성하고 있는 사정이 유리하게 반영됐다.


지난 3월, 인천시 남동구 인천 남동경찰서에 주차된 경찰 압수물 이송차량에 판매업자들이 사재기했던 마스크 2만9천장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인천시 남동구 인천 남동경찰서에 주차된 경찰 압수물 이송차량에 판매업자들이 사재기했던 마스크 2만9천장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이것이 정부가 말한 '엄중 처벌'일까?

다만, 정부가 경고했던 대로 "엄중 처벌"에 합당한지는 의문이다. 판매 수익으로 3억 가까이를 얻은 A씨의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일이 벌어진 건 현행 법률의 미비 탓이다. 현재 시행 중인 물가안정법에는 매점매석을 통해 얻은 범죄 수익을 몰수 조치할 근거가 부족하다. 부당하게 얻은 이득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국회에서는 한창 법 개정 논의가 한창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은 지난 7월 기재부 장관이 몰수와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재 최고가격 위반 시에만 부과하던 과징금을 매점매석을 통한 부당이득에도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당시 양 의원은 법안 발의 배경에 대해 "현행 물가안정법 금지 규정에도 불구하고 위반 물품의 몰수, 처분 규정이 아예 없고 이익 환수 규정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단속의 실효성이 약화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법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 22일 기재위 산하 경제재정소위원회로 넘겨져 계속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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