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GTX-A 철근 누락 실태 파악 지시…시공·감리 법적 책임은
이재명 대통령, GTX-A 철근 누락 실태 파악 지시…시공·감리 법적 책임은
우기 앞두고 대형 사고 방지 철저
관계부처에 "엄정 실태 파악" 주문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서울 삼성역 구간 공사에서 철근이 대거 누락된 사태와 관련해 관계부처에 철저한 실태 파악과 안전 점검을 지시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1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에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지시는 여름철 우기를 앞두고 대형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현장의 안전을 살펴야 하는 정부의 책임과 의무에 따라 이루어졌다.
철근 누락 사태에 따른 건설 주체별 법적 책임
이번 사태로 인해 공사에 참여한 시공자, 감리자, 발주자 등 각 주체가 지게 될 법적 책임의 범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판례와 관련 법령에 따른 책임 소재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 시공자의 하자담보 및 형사책임
철근콘크리트 구조에 해당하는 GTX 터널 구조물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되면, 시공자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주요 구조부에 대해 완공일로부터 10년 동안 하자담보책임을 진다.
여기서 10년이라는 기간은 권리 행사가 제한되는 ‘제척기간’이 아니라, 하자가 발생할 수 있는 ‘하자발생기간’을 의미한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의 태도이다.
따라서 완공 후 10년 안에 하자가 발생하기만 하면, 그 이후라도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는 한 시공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설계도면과 다르게 철근을 누락한 행위는 계약상 의무를 위반한 채무불이행이자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과거 대법원은 현장에 배치된 건설기술자가 설계도서 검토를 소홀히 하여 일반적인 기술자라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철근 배근 하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부실시공이 확인되면 우선 건설산업기본법 등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만약 부실시공으로 인해 구조물의 강도 부족 등이 원인이 되어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는 별도로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성립할 수 있다.
2. 감리자의 독립적 주의의무와 연대책임
공사 과정을 감독하는 감리자는 부실공사를 방지하기 위해 설계도서대로 시공되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시정을 통지해야 하는 독립적인 의무를 지닌다.
이를 위반해 손해가 발생하면 시공자와 함께 중첩되는 부분에 대해 부진정연대채무를 지게 된다.
부진정연대채무란, 시공사의 공사계약 위반과 감리자의 감리계약 위반 또는 불법행위처럼 서로 다른 법률적 원인으로 발생했지만,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이라는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진 채무에 대해 각자 전부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는 관계를 말한다.
이에 따라 발주자는 시공사나 감리사 중 누구에게든 손해 전부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건축물에 하자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감리자의 책임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감리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 입증되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만약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부실 감리를 한 사실이 드러나면 행정기관에 등록말소나 영업정지 등의 제재를 요청할 수 있다.
3. 발주자 및 원수급인의 관리 의무
하도급 계약을 맺고 공사를 진행했더라도 원래 공사를 맡은 원수급인의 책임은 면제되지 않는다. 하수급인의 불법행위에 대해 원수급인이 실질적인 지휘·감독 관계에 있었다면 민법상 사용자책임(민법 제756조)을 질 수 있다.
나아가 건설산업기본법은 이보다 강화된 책임을 부과한다.
건설산업기본법 제44조 제3항은 원수급인이 하수급인의 시공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했는지와 무관하게, 하수급인의 고의·과실로 부실시공이 발생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을 지운다. 이는 발주자와 제3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특별 규정이다.
또한 원수급인은 시공 전에 설계도서를 검토해 발주청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도 함께 적용된다.
공사 중단 및 안전성 재평가 등의 행정·형사 절차
정부의 실태 파악 지시에 따라 향후 현장에서 전개될 행정조치와 형사절차는 법령에 정해진 단계별 과정을 거치게 된다.
1단계: 공사 중지와 실태 파악
건설기술 진흥법에 따라 감리자나 공사감독자는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되어 안전이 우려되는 경우 즉시 공사중지나 재시공 명령을 내리고 이를 발주청에 보고해야 한다. 시공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이 명령에 따라야 한다.
2단계: 구조 안전성 재평가
발주청은 전문기관을 통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구조적인 안전성을 다시 평가한다. 이러한 구조 안전성 평가는 향후 민사상 손해배상액을 산정하거나 형사상 과실의 정도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대법원 역시 구조 보강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무조건적인 철거·재시공 대신 보강공사를 통해서도 손해 회복이 가능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3단계: 시정명령 및 부실벌점 부과
안전점검 결과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은 발주청을 통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공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은 대가로 부실벌점을 부과하게 된다.
행정처분인 부실벌점은 실제 구조적 위험 발생 여부와 별개로,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한 행위 자체에 대해 부과될 수 있다. 즉, 주요 구조부의 철근을 누락한 사실만으로도 ‘공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여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1년 이내의 영업정지나 과징금 처분도 내려질 수 있다.
4단계: 수사기관 고발
철근 누락으로 인해 철도나 터널 등 시설물의 주요 구조부에 중대한 파손이 발생하거나 대중에게 위험을 초래한 경우 법적 고발을 거쳐 형사처벌 단계로 진입한다.
건설공사 안전 법령을 위반해 이 같은 위험을 발생시킨 경우 최고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으며, 업무상 과실인 경우에도 5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