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력을 속이긴 했지만, 돈은 벌게 해줬잖아" 가짜 애널리스트의 운명은?
"내가 경력을 속이긴 했지만, 돈은 벌게 해줬잖아" 가짜 애널리스트의 운명은?
유명 투자자문사 애널리스트라고 속이고 교육비 명목으로 수천만원 챙겨
막상 가르쳐준 대로 투자했더니 기대 이상의 수익 올렸다면? 사기죄일까, 아닐까

찍어주는 족족 큰 수익을 나게 해준 강사. 그런데 알고 보니 경력을 속였다면? 이럴 경우 사기일까 아닐까. /셔터스톡
"OO시에 강남으로 가는 △△선 착공될 겁니다. 거기 오피스텔 하나 사두세요."
"XX그룹 종목 좋습니다. 과감하게 투자하세요."
A씨는 그의 조언과 함께라면 두려울 게 없었다. 찍어주는 족족 큰 수익을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역시 유명 투자자문사 출신은 다르다"며 강의 결과에 흡족해하는 A씨. 그에게 수천만원의 수강료를 지불했지만,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그런데 예정된 6개월간의 투자 강의가 종료됐을 때 A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자신이 그토록 신뢰했던 그 강사가 사실은 '백수'였던 것이다. 유명 투자자문사 출신이라는 이력도 모두 거짓이었다.
더군다나 강사는 자신의 교육 덕에 수익을 내지 않았냐며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 사건, 강사의 말대로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문제'일까? 변호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주장하는 당당한 백수 출신 투자 강사. 그러나 변호사들은 허위 이력으로 수강료를 받았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는 "허위 학력이나 경력을 내세워 투자 강의를 개설하고 수강료를 받았다면 사기죄에 해당한다"며 "강의내용으로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죄가 성립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우리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사람을 사기죄로 처벌한다. 이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중범죄다.
사기죄의 쟁점은 ①누군가를 적극적으로 속여서 ②이득을 취했느냐에 있다. 이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다. 문제의 강사가 A씨에게 자신의 허위 이력을 내세워 투자강의를 듣도록 하고(①), 그 대가로 수강료를 받았으니(②),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A씨가 손해를 입었는지는 사기죄 요건과는 무관하다.
법무법인 인화의 방정환 변호사는 "강사가 A씨에게 자신의 경력을 사칭하지 않았다면, 그 역시 큰돈을 내고 투자강의를 듣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사의 기망행위로 인해 A씨가 수강료를 낸 만큼,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변호사 이연랑 법률사무소의 이연랑 변호사도 "강사가 유명 투자자문사 출신이라고 경력을 사칭하지 않았다면, A씨는 투자 강의를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해도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손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증시 상황으로 호전으로 인한 것일 뿐 수강의 성과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허위로 수강생을 모았던 강사. 변호사들은 그가 사기죄로 처벌받는 것 외에도, 받았던 수강료 역시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사기죄로 형사고소하면서, 민사상으로 강의 계약을 취소할 수도 있다"며 "전액은 아니더라도 일부는 강의료 환불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리라 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도 같은 의견이었다. 김 변호사는 "강사의 기망을 이유로 강의 계약을 취소할 수 있고, 강의료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랑 변호사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보호규정에 따른 수강기간 비율만큼 환불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빛의 김경수 변호사는 "강사에게 사기죄를 물을 수 있을지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강의료의 경우에는, 전액은 아니더라도 일부는 환불이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