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 나갔을 뿐인데 징역형?" 텔레그램 딥페이크방 참여자 옥죄는 '소지죄' 엄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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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 나갔을 뿐인데 징역형?" 텔레그램 딥페이크방 참여자 옥죄는 '소지죄' 엄벌

2025. 12. 31 11:2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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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시청도 지배하에 있다면 범죄

운영자부터 유령 참여자까지 무관용 실형

법원은 텔레그램 딥페이크방 운영자의 책임을 엄중히 묻는 한편, 단순 참여자라도 대화방을 나가지 않고 유지했다면 '소지죄'로 처벌하는 추세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한 딥페이크(Deepfake) 성착취물 범죄가 사회적 재앙으로 떠오른 가운데, 법원이 대화방 참여자들에게도 실형을 선고하며 처벌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과거에는 영상물을 직접 내려받아야 소지로 인정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제는 대화방에 머무는 행위 자체를 범죄의 영역으로 강력하게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의정부지방법원 2025. 5. 15. 선고 2025고합128 판결에 따르면, 피고인 A씨는 연예인 대상 딥페이크 영상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딥페이크방 ‘B’의 운영자이자 다른 여러 대화방의 참여자로 활동하며 1,147회에 걸쳐 허위 영상물을 제작하고 891회 배포했다. 법원은 그에게 징역 3년의 엄벌을 내렸다. 주목할 점은 제작자뿐만 아니라 단순 참여 상태를 유지한 이들에게도 법적 책임의 화살이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종사촌 사진까지 타겟" 연예인부터 지인까지 가리지 않는 무차별 공격

딥페이크 범죄의 피해 범위는 연예인과 같은 공인을 넘어 지인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전지방법원 2023. 10. 20. 선고 2023고단1784 판결에서는 자신의 이종사촌인 피해자의 인스타그램 사진을 이용해 딥페이크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이 선고되었다.


범행 수법 또한 치밀해지고 있다. 제주지방법원 2023. 12. 7. 선고 2023고합193 판결 사례를 보면, 피고인은 이미지 합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자 연예인의 얼굴을 나체 사진에 합성하여 2,132차례나 제작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에 게시했다. 법원은 비록 합성 수준이 낮아 인위적임이 드러나더라도 피해자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금전적 이득을 노린 판매 행위도 적발되고 있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1. 9. 17. 선고 2021고단1403 판결에서는 트위터에 판매 글을 올리고 문화상품권을 대가로 받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텔레그램의 익명성 뒤에 숨어 벌어지는 수익 창출 행위가 결국 법망을 피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직접 협박 안 했어도 공범" 운영자에게 내린 기능적 행위지배의 칼날

법원은 텔레그램 딥페이크방 운영자에게 더욱 가혹한 책임을 묻고 있다. 인천지방법원 2021. 2. 10. 선고 2020고합522 판결은 운영자의 법적 지위를 정의하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다. 당시 운영진은 "지인 딥페이크를 해주겠다"고 유인한 뒤 의뢰인들을 협박하여 성착취 행위를 강요했다.


재판부는 운영자가 직접 협박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대화방을 개설하고 관리하며 참여자를 모집한 행위 자체가 범죄의 본질적 기여에 해당하다고 보았다. 이를 법률 용어로 '기능적 행위지배'라고 하며, 이 논리에 따라 운영자는 대화방 내에서 벌어진 범죄 전반에 대해 공모공동정범으로서 징역 장기 4년, 단기 3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또한, 공부를 이유로 대화방 접속을 줄였다 하더라도 방을 폐쇄하거나 탈퇴하는 등 적극적인 이탈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공범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이는 운영진이 중도에 발을 빼려 해도 그간 형성한 조직적 범죄 구조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져야 한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유령 회원도 쇠고랑" 텔레그램 방 유지 자체가 성범죄 소지

가장 파격적인 대목은 참여자의 소지죄 인정 범위다. 수원고등법원 2022. 10. 12. 선고 2022노294 판결은 텔레그램 대화방을 탈퇴하지 않고 참여 상태를 유지한 것만으로도 성착취물을 사실상 자신의 지배하에 둔 것으로 보아 '소지'를 인정했다. 즉, 스트리밍 방식으로 시청하거나 링크를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전주지방법원 2023. 5. 17. 선고 2023고합28 판결에서도 대화방 참여 상태를 유지하며 언제든 성착취물에 접근할 수 있는 상태를 '소지'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법원의 인식이 실질적인 점유를 넘어 '접근 권한의 보유'로 확장되었음을 시사한다.


유죄 판결 시 신상정보 등록, 취업 제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등 강력한 부수 처분이 뒤따른다. 의정부지방법원은 2025년 판결에서 피고인이 체포 직전까지 장기간 범행을 지속한 점과 피해 소속사의 엄단 의사를 고려해 실형을 선고했다. 텔레그램의 익명성을 믿고 방에 머물고 있는 이들에게 법원은 이미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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