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에서 주운 폰, "골탕 먹이려 했다"고 했는데 절도죄라네요?
독서실에서 주운 폰, "골탕 먹이려 했다"고 했는데 절도죄라네요?
휴대폰 전원 끈 행동이 결정적…초범이라도 합의 못하면 처벌 피하기 어려워

A씨가 독서실에서 주운 휴대폰을 장난으로 돌려주지 않고 전원을 껐다가, 절도죄 혐의로 입건됐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독서실에서 휴대폰을 주웠다. 훔칠 생각은 없었고 주인을 골탕 먹일 생각으로 돌려주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경찰은 A씨를 절도죄 혐의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장난으로 생각했던 일이 형사 입건으로 이어진 A씨,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훔칠 생각 없었다"…장난이 부른 절도죄 혐의
A씨는 독서실에서 타인의 휴대폰을 습득했다. 곧바로 돌려주지 않고 전원을 껐다가 집에서 다시 켰다.
A씨는 "판매하거나 훔칠 목적은 아니었고, 솔직히 골탕 먹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경찰은 A씨에게 절도죄 혐의가 있다며 출석을 요구했다.
A씨는 초범인데다 경찰이 범죄자로 취급하자 겁이 덜컥 났다. 신분증, 카드 등 휴대폰과 함께 있던 다른 물건들은 모두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길거리와 다른 독서실…'점유이탈물횡령' 아닌 '절도'가 된 이유
변호사들은 A씨의 행동이 더 가벼운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아닌 절도죄로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건을 주운 장소가 '독서실'이라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독서실이나 PC방 같은 관리자가 상주하는 공간에서 잃어버린 물건을 무단으로 가져가면, 절도죄가 성립한다"며 "독서실 관리자의 공간적 점유권을 침해한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절도죄는 6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에 비해 점유이탈물횡령죄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절도죄의 처벌이 훨씬 무겁다.
"골탕 먹이려 했다"는 변명, 통할까?…'전원 차단'이 발목
A씨가 절도 의도를 부인하며 내세운 "골탕 먹이려 했다"는 주장은 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게 변호사들의 중론이다. 절도죄의 핵심 요건인 '불법영득의사(타인의 물건을 자기 소유물처럼 이용·처분하려는 의사)'가 인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습득 후 휴대폰 전원을 끈 행동이 A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법률사무소 영신 임원균 변호사는 "전원을 껐다가 집에서 다시 켠 부분은 위치 추적을 피하려 했다고 읽히기 쉬워 돌려줄 생각이 없었다는 근거로 쓰인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명중 임승빈 변호사도 "'골탕 먹이려 했다'는 감정적인 설명을 그대로 진술하면 오히려 반환 거부 의사가 명확한 것으로 굳어져 절도죄 인정 쪽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대법원 판례 역시 물건을 영구적으로 가질 생각이 없었더라도, 잠시라도 소유자의 권리를 배제하고 자기 것처럼 다루려 했다면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고 있다.
초범인데 어쩌나…처벌 수위 낮추려면 '이것'이 핵심
변호사들은 혐의를 무작정 부인하기보다 처벌 수위를 낮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범이고, 휴대폰과 내용물을 훼손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는 점은 유리한 사정이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최소한 피해자와 합의 및 재발방지대책에 중점을 둔 양형 준비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초범이라면 기소유예를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으로,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변호사 조재평 법률사무소의 조재평 변호사는 "휴대폰을 돌려주고 내용물도 그대로라면 합의만 되면 기소유예로 마무리될 사안"이라며 "피해자 연락처를 받아 합의해 보라"고 조언했다.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피해품을 원상태로 반환하고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