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 살해, 도주 안 한 점 참작해달라" 김태현의 주장에서 본 변론 전략
"우발적 살해, 도주 안 한 점 참작해달라" 김태현의 주장에서 본 변론 전략
'서울 노원구 일가족 살인 사건' 김태현 첫 재판
김태현 "일부 살해 우발적·범행 후 도주 안 한 점 참작해달라"
유가족 "살인마 사회 나와선 안 돼"⋯재판부에 사형 구형 호소

'서울 노원구 일가족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의 첫 재판. 이날 김태현은 "피해자 여동생과 어머니 살해는 계획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범행 후 도주하지 않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일가족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의 첫 재판이 1일 있었다. 김태현은 이날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여동생과 어머니 살해는 계획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범행 후 도주하지 않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김태현 측의 주장은 우발적 범행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태현은 재판부에 네 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했는데, 양형 요소 중 '가중요소'는 피하고 '감경요소'를 인정받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혐의를 인정한다"며 "반성한다"고 했지만, 형량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이다.
서울북부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오권철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김태현의 첫 번째 공판기일. 그는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법 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경범죄 처벌법 위반(지속적 괴롭힘) 등 5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태현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게임에서 피해자 A씨를 알게 됐고 호감을 가지고 연락을 지속했다. 하지만 A씨가 자신과 만남을 거절하자 스토킹을 해왔고, 결국 범행을 결심했다.
그리고 지난 3월 23일, 서울 노원구에 있는 A씨 집에 찾아간 김태현은 물품 배송을 핑계로 집 안으로 들어갔다. A씨 여동생을 살해한 뒤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쯤 귀가한 A씨 어머니도 살해했다. 이후 귀가한 A씨도 김태현에 의해 사망했다.
범행도구와 갈아입을 옷 등을 준비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한, A씨의 SNS 계정에 접속해 자신과 관련한 대화 내용 등을 삭제한 것도 확인됐다.
하지만 김태현은 "혐의를 인정한다"면서도 A씨 여동생에 대한 살인은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김태현의 변호인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처음부터 첫 번째(여동생), 두 번째(어머니) 피해자를 살해할 계획이 없었고, 첫 번째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형량을 줄이려는 시도로 보인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는 범죄의 죄질에 따라 차등적인 형량을 선고하라고 재판부에 권고하고 있는데, 김태현의 경우 '계획적인 범행'이 인정되면 형량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특별히 가중하거나 감경할 요소가 전혀 없는 보통의 살인이라면, 10~16년 사이에서 형량이 결정된다. 하지만 '계획적인 범행' 등과 같은 특별가중요소가 있다면 형량은 '최소 징역 15년'으로 올라간다. 무기징역이나 사형까지도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김태현은 최대한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변론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날 법정에 온 피해자 유가족은 김태현의 엄벌을 강력하게 호소했다. 유가족은 김태현이 네 차례의 반성문을 제출한 사실을 언급하며 "저 살인마가 사람을 세 명 죽여놓고 본인은 살고 싶어 반성문을 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어이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형제도가 부활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태현의 다음 재판은 오는 29일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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