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혼자 벤치프레스하다 목 눌려 사망…헬스장 무죄 가른 '인과관계'
헬스장에서 혼자 벤치프레스하다 목 눌려 사망…헬스장 무죄 가른 '인과관계'
부산 헬스장서 혼자 벤치프레스 하다 참변, 25분간 방치
체육지도자 미배치 인정에도 법원 "무죄" 선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부산의 한 헬스장에서 70kg짜리 바벨에 목이 눌린 회원이 20여 분간 방치됐다가 숨졌다. 검찰은 헬스장 대표와 트레이너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법원의 결론은 무죄였다.
홀로 든 70kg, 25분 방치
사고는 2024년 12월 20일 오후 1시 40분쯤, 부산의 한 헬스장 3층에서 벌어졌다.
40대 회원 A씨는 약 70㎏ 무게의 바벨을 혼자 들고 벤치프레스 운동을 하고 있었다. 바벨이 A씨의 목을 눌렀고, A씨는 그 상태로 25분 가까이 방치됐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약 일주일 뒤 숨졌다.
검찰은 헬스장 대표와 트레이너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체육시설법은 운동전용면적이 300㎡ 이하인 헬스장에 체육지도자를 최소 1명, 이를 넘으면 2명 이상 배치하도록 정하고 있다.
검찰은 대표가 이 의무를 지키지 않았고, 트레이너는 이용자 상태를 살피고 응급 상황에 조처해야 할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봤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3단독 김수홍 부장판사는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체육지도자를 배치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체육지도자가 있었더라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의무를 어겼는데, 왜 무죄였나
업무상과실치사는 업무를 하며 마땅히 기울여야 할 주의를 소홀히 해 사람을 숨지게 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다.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일반 과실치사보다 무겁게 처벌된다.
다만 유죄가 인정되려면 의무 위반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위반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 즉 "의무를 지켰다면 결과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까지 증명돼야 한다.
이 사건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체육지도자를 두지 않은 것은 명백한 의무 위반이지만, 체육지도자가 있었다면 25분 방치를 막고 A씨를 살릴 수 있었을지는 별개 문제다. 재판부는 그 연결고리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헬스장에서 이런 사고를 겪었다면
프리웨이트(무게추를 직접 들고 하는 운동), 특히 벤치프레스처럼 바벨이 몸 위로 오는 동작은 보조자 없이 고중량으로 홀로 하면 위험하다. 세이프티바가 설치된 랙을 활용해야 하고, 혼자 할 때는 무게를 낮춰야 한다.
이런 사고를 목격하거나 겪었다면 즉시 신고하고, CCTV·목격자·당시 직원 대응 기록을 확보해야 한다. 사고 경위와 방치 시간을 다투는 사건일수록 초기 증거가 핵심이다.
형사 무죄가 났다고 해서 민사상 책임도 없는 것은 아니다. 형사와 민사는 증명 기준과 판단 대상이 다르다.
시설 운영자에게는 이용자의 안전을 살펴야 할 안전배려의무가 있고, 이를 소홀히 한 사정이 있다면 형사 무죄와 별도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