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실장, 손님에게 상품권 50만원 받았다 ‘배임수재’ 위기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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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실장, 손님에게 상품권 50만원 받았다 ‘배임수재’ 위기 맞았다

2025. 08. 21 18:3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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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한 청탁 없었다면 범죄 성립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환자의 선의로 믿었던 50만 원 상품권이 의료분쟁 과정에서 ‘범죄 증거’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성형외과 실장 A씨는 한순간에 형사처벌 위기에 내몰렸다.


사건은 작년 추석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가 근무하는 성형외과를 찾은 한 환자가 “그동안 잘 대해줘서 고맙다”며 데스크에 쇼핑백을 맡겼다. A씨가 일을 마치고 확인한 쇼핑백 안에는 50만 원짜리 상품권이 들어있었다.


A씨는 “과하다, 받을 수 없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환자는 “제발 받아달라”며 간곡히 청했다. 결국 A씨는 “이번만 받겠다. 다신 이러지 마시라”는 다짐을 받고서야 상품권을 받았다.


평온했던 관계는 환자의 마지막 수술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면서 급변했다. 병원 측과 합의를 진행하던 환자는 돌연 A씨가 받았던 상품권을 문제 삼았다. “그 상품권, 배임수재죄에 해당한다.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협박이었다.


당황한 A씨는 서둘러 50만 원을 환자의 계좌로 입금해 돌려줬다. 하지만 불안감은 더 커졌다. ‘혹시 증거를 남기려고 일부러 계좌로 입금하라고 한 것은 아닐까?’ A씨의 밤잠을 설치게 한 고민이었다.


단순 감사 선물인가, 부정한 청탁의 시작인가

A씨의 사례가 배임수재죄에 해당할지를 두고 변호사들은 ‘부정한 청탁’의 존재 여부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배임수재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이나 이익을 얻었을 때 성립하는 범죄다.


한대섭 변호사(모두로 법률사무소)는 “‘부정한 청탁’이란 사회상규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즉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 들어줘서는 안 되는 부당한 부탁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환자가 상품권을 주며 “다른 환자보다 내 수술을 더 신경 써달라”거나 “수술비를 할인해달라”는 식의 명확한 요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A씨의 경우, 환자는 이미 제공된 서비스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그것도 명절 선물이라는 의례적 성격을 강조하며 상품권을 건넸다. 이는 향후 무언가를 바라고 건넨 뇌물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게 변호사들의 중론이다.


윤영석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는 “명시적인 청탁이 없더라도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될 수 있지만, 사견으로는 배임수재죄까지 성립될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돌려준 50만원, 법원은 어떻게 볼까

A씨를 가장 불안하게 만든 ‘계좌이체 기록’은 오히려 A씨에게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환자의 협박에 못 이겨 돈을 돌려준 행위가 혐의를 시인하는 꼴이 될까 우려했지만, 변호사들의 시선은 달랐다.


남기용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섬)는 “상대방 요구에 따라 곧바로 반환한 정황은 고의성 또는 부정한 청탁에 따른 수수 사실을 부인하는 중요한 반대 증거가 된다”며 “이는 처벌 수위를 낮추는 사유가 아니라 애초에 죄가 성립하지 않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는 “이미 금전을 받은 상황이므로 범죄 성립 여부 자체는 달라지지 않지만, 반환하는 것이 양형에는 유리하다”는 신중한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다수의 변호사는 반환 행위가 A씨의 결백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만약 신고당한다면… 최선의 대응책은?

환자가 실제로 A씨를 경찰에 신고할 경우, A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경찰 조사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일관되게 무혐의를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사기관에는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소명해야 한다. 상품권을 받을 당시 환자가 “감사하다”고 말한 내용, A씨가 처음엔 거절했던 상황, “다시는 이러지 말라”고 선을 그었던 사실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당시 상황을 들었던 데스크 직원 등이 있다면 증인으로 확보하는 것이 좋다.


다만, 형사 문제와 별개로 병원 내부 징계나 의료법 위반 소지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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