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거절했더니… 좌표 찍혔다” 사실 섞인 악성 리뷰, ‘이 혐의’로 고소해야 이긴다
“할인 거절했더니… 좌표 찍혔다” 사실 섞인 악성 리뷰, ‘이 혐의’로 고소해야 이긴다
전문가들 “처벌 수위 높은 허위사실 혐의에 집중…할인 협박 증거 있다면 공갈죄 추가도 가능”

A씨의 가계에 찾아온 한 고객이 부당한 할인을 요구하며 거친 말로 압박하고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사실·거짓 뒤섞인 ‘악성 리뷰’, 허위사실 명예훼손 집중해야 하는 이유
“할인을 요구하며 협박하더니, 안 되니까 매장 이름을 공개하고 거짓말 섞인 글을 올렸습니다.” 온라인 악성 리뷰로 생계의 위협을 느낀 한 자영업자의 절박한 외침이다. 정당한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가게는 하루아침에 ‘좌표’가 찍힌 공격 대상이 됐다.
자영업자 A씨의 가게에 어느 날 한 고객이 찾아왔다. 이 고객은 A씨에게 부당한 할인을 요구하며 압박했다. A씨가 정중히 거절하자 고객은 싸늘한 표정으로 가게를 나섰고, 그날 밤 악몽이 시작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 A씨의 매장을 겨냥한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글에는 매장명이 그대로 노출됐고, 교묘하게 사실과 거짓을 뒤섞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의 가게에 대한 신뢰는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렸다. 할인 요구 협박부터 악성 글 게시까지 모든 증거를 손에 쥔 A씨는 복잡한 마음에 법률 전문가들의 문을 두드렸다.
‘사실’과 ‘거짓’의 위험한 동거, 법의 칼날은 어디를 향하나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사실과 허위사실이 뒤섞인 글을 어떤 죄명으로 고소해야 하는지였다. 사실을 언급한 부분 때문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거짓말 때문에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각각 고소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던 것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상황에서는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을 주된 혐의로 삼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태 변호사는 “허위사실 명예훼손은 처벌 수위가 더 높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 죄명으로 고소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온라인에 허위사실을 퍼뜨려 명예를 훼손하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는 사실을 적시했을 때(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이다.
법무법인 쉴드의 임현수 변호사는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은 공익을 위한 목적이었다고 주장하는 위법성 조각사유(공익 목적 등 위법이 아니라고 주장할 근거)가 적용되기 어렵다”며 “게시글에서 허위사실 부분을 명확히 특정해 고소장을 작성하면 수사기관의 집중적인 조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글에 거짓이 포함된 이상 '소비자의 알 권리' 같은 변명이 통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허위사실 입증이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해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를 예비적으로 추가하는 방법도 있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을 주된 죄명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예비적 죄명으로 고소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리뷰 테러의 ‘숨은 혐의들’, 명예훼손이 끝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명예훼손 혐의 외에 다른 죄명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객이 처음 할인을 요구하며 A씨를 압박한 행위가 핵심이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할인을 목적으로 한 협박 행위는 별도의 협박죄나 공갈죄(상대방을 협박해 재산상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로도 고소가 가능하다”며 “이러한 협박 정황은 명예훼손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허위사실을 담은 글로 인해 가게 영업에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했다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적용도 가능하다. 법무법인 세담 허유영 변호사는 “허위사실로 업무방해까지 받고 있는 사안”이라며 관련 혐의 추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봤다.
법정의 ‘스모킹 건’, 승패 가를 결정적 증거 목록
법적 다툼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결국 증거가 전부다. 변호사들은 A씨가 이미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고소장 제출 전 반드시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필수적인 증거 목록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객의 할인 요구 및 협박 정황이 담긴 자료(문자메시지, 통화 녹음 등)다. 이는 상대방의 '비방 목적'을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둘째, 문제가 된 게시글의 전체 내용과 인터넷 주소(URL)가 명확히 보이도록 한 화면 캡처 자료다.
셋째, 게시글 내용 중 어떤 부분이 명백한 허위인지 입증할 객관적 자료(장부, CCTV 영상 등)다. 마지막으로, 악성 글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는 등 실제 영업 피해를 증명할 자료가 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시 유리하게 작용한다.
검사 출신인 서아람 변호사는 “안 될 것 같은 혐의를 모아서 고소하는 것보다, 최대한 될 것 같은 것 위주로 고소하는 편이 효율적이고 수사 진행도 잘 된다”며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고소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을 것을 권했다.
한 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악성 리뷰와의 싸움은 단순한 감정적 대응을 넘어, 철저한 증거와 법리에 기반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외로운 전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