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기 너머 "냐냐냐냥"…장난 전화 범인이 나를 조사한 '경찰 간부'였다
수화기 너머 "냐냐냐냥"…장난 전화 범인이 나를 조사한 '경찰 간부'였다
민원 넣은 시민에게 수십 차례 장난전화
직권남용·업무방해 혐의까지 가능

A경위는 지난 16일 오전 6∼7시 사이 지구대 업무 전화로 시민 B씨에게 장난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JTBC News 유튜브 캡처
시민의 민원에 '보복성 장난전화'로 응수한 현직 경찰 간부가 감찰을 받게 됐다. 경찰 업무용 전화로 시민에게 20여 차례나 전화를 걸어 "냐냐냐냥" 같은 의미 불명의 소리를 내는가 하면, 되려 "왜 자꾸 전화하냐"고 호통까지 쳤다. 장난으로 치부하기엔 그 행위의 집요함과 동기가 매우 불량하다.
사건은 지난 16일 새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민 B씨는 전날 밤 폭행 사건의 참고인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A경위의 고압적인 태도에 불쾌감을 느낀 B씨는 몇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문제는 그 직후부터 시작됐다. 다음날 오전 6시부터 B씨의 휴대전화는 쉴 새 없이 울렸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냐냐냐냐 냐냥" 하는 기이한 소리가 들려왔고, 어떤 전화에서는 "누구세요, 오빠"라며 B씨를 조롱하는 듯한 목소리가, 또 다른 전화에서는 "왜 자꾸 전화하는 거야!"라는 적반하장식 고함이 터져 나왔다.
끈질긴 장난 전화에 시달리던 B씨는 발신 번호가 전날 방문했던 지구대의 업무용 전화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A경위를 찾아갔다. A경위는 장난 전화를 건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후배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려 했다", "드라마를 따라 한 것"이라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경찰 밥줄 끊길 수도…최대 징역 5년 '중범죄' 가능성
A경위의 행동은 단순한 장난을 넘어 여러 법률에 저촉될 수 있는 명백한 위법 행위다. A경위에게는 형사처벌과 별도의 징계 처분이 모두 가능하다.
우선, 경범죄처벌법 위반이 가장 명백하다. 정당한 이유 없이 전화 등을 여러 번 되풀이해 다른 사람을 괴롭히면 1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A경위가 경찰관이라는 신분과 업무용 전화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사안은 훨씬 무거워진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은 경찰관이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원에 대한 보복으로 직무상 알게 된 시민의 연락처를 이용해 괴롭혔다면 직권남용에 해당할 소지가 다분하다.
나아가 업무방해죄 적용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 반복적인 전화가 B씨의 수면을 방해하거나 정상적인 업무 시작을 어렵게 했다면, 이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행위로 볼 수 있다. 유죄로 인정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내부 징계도 피할 수 없다. 경찰공무원 징계 기준에 따르면 A경위의 행위는 '품위유지의무 위반' 중에서도 고의성이 짙은 사례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정직, 강등 등 중징계는 물론 최고 파면까지도 가능하다.
피해 시민의 대처법은
그렇다면 황당한 보복 행위의 피해자가 된 시민 B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형사고소와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B씨는 A경위를 경범죄처벌법 위반, 직권남용, 업무방해죄 등으로 경찰에 고소할 수 있다. 이미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제기해 감찰이 시작됐지만, 별도의 형사고소를 통해 가해 경찰관에게 합당한 처벌을 요구할 수 있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도 청구해야 한다. 이때 A경위 개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보다 국가배상법에 따라 대한민국(경찰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더 실효적일 수 있다.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며 고의나 과실로 시민에게 손해를 입혔을 경우, 국가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A경위의 행위는 직무와 관련하여 발생했으므로 국가배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오히려 권한을 남용해 시민을 괴롭힌 이번 사건은 경찰 조직 전체의 신뢰를 뒤흔드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다른 직원들에게 쏠린 시선을 분산시키려 했다"는 A경위의 해명은 조직의 문제를 개인의 일탈로 덮으려는 비겁한 변명에 불과하다. 철저한 감찰과 엄중한 처벌만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