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갚았는데" 사기꾼 몰려 해고…무고죄 역고소 가능할까?
"돈 갚았는데" 사기꾼 몰려 해고…무고죄 역고소 가능할까?
계좌이체 증거에도 '돈 안 갚았다' 주장한 채권자…경찰 조사 받다 권고사직

A씨가 지인으로부터 돈을 빌리고 바로 갚았음에도 사기죄로 허위 고소당해 직장까지 잃었다. / AI 생성 이미지
돈을 빌리고 다음 날 바로 갚았지만, '사기꾼'으로 몰려 경찰 조사를 받다 직장까지 잃은 억울한 사연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계좌이체 내역을 확인하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이미 삶은 송두리째 흔들린 뒤였다. 법조계는 명백한 증거에도 허위 고소를 감행했다면 무고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피해자는 법적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
돈 갚고도 사기꾼으로... 경찰 조사에 직장까지 잃었다
직장인 A씨는 금전 거래를 하던 지인 B씨에게서 돈을 빌렸다가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B씨에게 계좌이체로 돈을 빌린 A씨는 바로 다음 날, 같은 방식으로 돈을 모두 갚았다. 둘 사이의 채무 관계는 깨끗하게 정리된 줄 알았다.
하지만 B씨는 돌연 A씨를 사기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돈을 갚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A씨의 삶은 그때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경찰 조사 일정에 연차를 낼 수 없었던 A씨는 무단결근을 하게 됐고, 이는 결국 '권고사직'이라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수사관에게 계좌이체 내역을 모두 보여주며 돈을 다 갚았다고 했지만, 상대방과 의견이 맞지 않아 대질조사까지 했다"며 "정말 억울하고 상대방이 괘씸하다. 지금은 백수가 되어 어디로 취업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무혐의' 처분... 법조계 "무고죄 성립 가능성 높다"
A씨의 억울함은 수사 과정에서 풀렸다. A씨가 제출한 명백한 계좌이체 증거 앞에 B씨의 주장은 힘을 잃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결국 A씨에게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사기꾼이라는 누명은 벗었지만, A씨에게 남은 것은 실직의 아픔과 배신감뿐이었다. A씨는 B씨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즉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변호사들에게 자문했다.
다수의 변호사는 무고죄 성립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A씨를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로 고소를 하였다면 무고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형법 제156조(무고)는 타인이 형사처분 등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법률사무소 HY의 황미옥 변호사 역시 "분명히 변제받은 사실이 있음에도 마치 변제사실이 없는 것처럼 차용금 사기 고소를 하였다면 상당히 무고 혐의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고의성 입증이 관건"…잃어버린 직장도 보상받을 수 있나
무고죄가 성립하기 위한 핵심 열쇠는 '고의성' 입증이다. 고소인이 자신의 주장이 거짓임을 알면서도 오직 상대방을 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고소했다는 점이 증명돼야 한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는 "단순히 의견 차이나 오해로 신고한 것이라면 무고죄로 처벌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상대방이 고의로 허위 사실을 주장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씨의 경우, 계좌이체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고 대질조사까지 거쳤음에도 B씨가 허위 주장을 굽히지 않은 점은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유리한 정황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법조계는 형사 고소와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봤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무고죄 고소와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하다"며 "권고사직으로 인한 일실수입,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을 청구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잃어버린 직장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법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억울한 누명으로 삶의 기반을 잃은 A씨가 법의 심판을 통해 정의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