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강아지 후기 올렸다가 '명예훼손' 피소…소비자 권리냐, 영업 방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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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강아지 후기 올렸다가 '명예훼손' 피소…소비자 권리냐, 영업 방해냐

2025. 12. 16 11:2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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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만원 분양견, 선천병 발견 후기 올리자 펫샵 '맞고소'…법적 쟁점은?

120만 원에 분양받은 강아지의 선천적 질병 사실을 온라인에 알린 소비자가 펫샵으로부터 영업방해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120만 원에 분양받은 강아지의 선천적 질병 사실을 온라인에 알린 소비자가 도리어 펫샵으로부터 영업방해와 명예훼손으로 피소됐다. 새 가족이 된 강아지의 건강 문제를 알렸을 뿐인데 하루아침에 피고소인 신세가 된 것이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9월 18일, 한 소비자가 펫샵에서 120만 원에 강아지를 분양받으면서부터였다. 기쁨도 잠시, 집에 온 강아지는 바로 다음 날부터 구토 증세를 보였다. 펫샵 연계 병원이 아닌 다른 동물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우대동맥궁 잔존증'이라는 선천성 심장 기형이었다.


소비자가 펫샵에 이 사실을 알리자, 펫샵 측은 강아지를 돌려주면 90만 원을, 계속 키우겠다면 치료비 일부로 70만 원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미 정이 들어버린 강아지를 차마 돌려보낼 수 없었던 그는 70만 원을 돌려받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억울함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두 달 뒤인 올해 11월 6일, 소비자의 남자친구와 그의 친구가 펫샵을 찾아가 항의했다. 그러자 펫샵 측은 이들이 술을 마시고 영업을 방해했다며 경찰에 신고하고 영업방해죄로 고소했다.


여기에 더해, 소비자가 반려동물 커뮤니티 '강사모'에 펫샵 상호를 초성으로 밝히며 경험담을 공유한 것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으로도 고소했다.


"단순 항의가 영업방해?"…핵심은 '위력'의 정도


소비자의 남자친구 등이 받게 된 영업방해 혐의는 과연 성립할까. 변호사들은 '위력'의 정도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률사무소 민앤정의 권민정 변호사는 "소란을 피우거나 소리를 지른 경우라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정당한 소비자의 권리 행사로서 이루어진 항의라면 위법성이 조각(범죄로 보이지만 처벌하지 않는 특별한 사유)될 수 있다"며 "실제 질병이 있는 강아지를 판매한 것이 확인된 만큼, 합리적인 항의는 정당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단순히 항의한 것을 넘어 폭언이나 고성, 다른 손님들의 출입을 막는 행위 등 구체적인 위력 행사가 있었는지가 처벌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캡틴법률사무소의 박상호 변호사는 "그저 술을 먹고 항의성 방문을 한 정황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부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익 목적 후기'인가, '악의적 비방'인가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쟁점은 명예훼손죄 성립 여부다. 소비자는 다른 피해자를 막기 위해 '공익적 목적'으로 글을 썼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다수의 변호사들은 충분히 방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는 "이른바 리뷰의 일종으로 글을 올린 경우에는 허위사실이 아니라면 처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강사모 카페에 초성으로 펫샵 관련 글을 올린 행위는 공익적 목적이 인정될 경우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사실을 기반으로 한 소비자 후기이므로 법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형법 제310조는 진실한 사실을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알렸을 경우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한다. 다른 소비자들의 피해 예방을 위해 정보를 공유한 것은 '공공의 이익'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비방성이 다분한 글 혹은 허위 사실을 적시했을 경우에는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되어 해당될 여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억울함에 '무고죄' 맞고소? "실무상 어려워"


그렇다면 소비자는 펫샵을 무고죄로 맞고소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변호사들은 '사실상 어렵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무고죄는 상대방을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명백한 허위 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하는데, 이번 사건처럼 법적 해석을 다투는 경우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명중의 윤형진 변호사는 "신고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무고죄 성립 가능성을 낮게 본 만큼, 맞고소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의 방어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으로 보인다.


오히려 캡틴법률사무소의 박상호 변호사는 "사전에 분양견의 건강상태를 고지하지 않은 펫샵을 상대로 사기죄 고소를 진행하여 혐의를 강력히 주장해 볼 수 있는 사안"이라며 역공의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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