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상 아빠'의 배신…조부모 폭언 속 아이, 되찾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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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상 아빠'의 배신…조부모 폭언 속 아이, 되찾을 수 있나

2026. 02. 12 14:5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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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 책임은 조부모에게, 면접교섭마저 통제…법조계 “자녀 복리 침해 시 재변경 가능”

엄마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전남편에게 아이를 보냈으나, 조부모가 양육하면서 만남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 AI 생성 이미지

생활고 탓에 전남편에게 보낸 아이가 실은 조부모 손에 크고 있다면. 심지어 아이와의 만남마저 조부모가 막고 폭언까지 퍼붓는다면, 엄마의 가슴은 타들어 간다.


법조계는 양육권을 가졌음에도 아이를 직접 돌보지 않는 것은 '자녀의 복리'를 해치는 중대한 사유라며, 과거 양육을 포기했던 엄마의 환경이 안정됐다면 양육권을 되찾아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이 돌보지 않는 아빠, 면접교섭 막는 조부모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던 A씨. 경력 단절과 생계 문제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결국 아이를 전남편에게 보냈다. 하지만 전남편은 양육권을 가진 뒤에도 아이를 직접 돌보지 않았고, 모든 양육은 그의 부모인 조부모가 도맡았다. 과거 양육비를 제때 주지 않고 아이를 보러 오지도 않던 전남편의 무책임한 모습은 양육권자가 된 후에도 계속됐다.


설상가상으로 조부모의 양육 방식은 권위적이고 통제적이었다. A씨와 아이의 만남(면접교섭) 일정까지 마음대로 바꾸고 폭언을 쏟아내는 일이 잦아졌다.


아이의 안정을 위해 참아왔던 A씨는 결국 법원에 면접교섭 변경을 신청했고,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마침내 보조 양육자 없이도 혼자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 그는 '이름뿐인 양육권자'인 전남편으로부터 아이를 되찾을 수 있을지 변호사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전문가들 “실질적 양육 방기, 명백한 변경 사유”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양육권 재변경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법원이 양육권자를 정하는 최우선 기준인 '자녀의 복리'를 현재의 양육 환경이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선규 법무법인 유안 변호사는 “상대방은 양육권자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양육을 부모(조부모)에게 떠넘겼습니다. 이는 부모로서의 핵심적인 책임과 역할을 방기한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장휘일 더신사 법무법인 변호사 역시 “양육권자가 직접 아이를 돌보지 않고 조부모에게 전적으로 맡기며 부모로서의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면, 자녀의 복리를 위해 양육권 재변경 청구가 가능합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A씨가 과거 양육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과 현재 개선된 환경은 재판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손권 법무법인 창세 변호사는 “특히 A씨가 과거에 양육을 포기한 경위가 개인적 편의가 아니라 생계와 양육 한계라는 불가피한 사정이었고, 현재는 단독 양육이 가능한 주거·소득·돌봄 여건을 갖춘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소송 전략 ‘병합’ vs ‘분리’…전문가 의견은?


그렇다면 현재 진행 중인 면접교섭 소송과 양육권 변경 소송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이 지점에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렸다.


다수의 변호사는 두 사건을 함께 진행하는 '병합' 전략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정우승 법률사무소 정승 변호사는 “현재 진행 중인 '면접교섭 변경' 절차와 '양육자 및 친권자 변경' 신청은 함께 진행(병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라고 말했다. 한 재판부에서 아이의 전체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취지다.


반면, 사건을 따로 진행하는 '분리' 전략이 더 낫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손권 법무법인 창세 변호사는 “현재 면접교섭 변경 사건이 진행 중이라면, 그 결과를 지켜본 뒤 별도로 양육권 변경을 청구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더 안정적인 경우가 많습니다”라며, 먼저 유리한 증거를 확보한 뒤 다음 단계를 밟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진 변호사(법률사무소 나인) 역시 양육권 변경 소송은 독립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명확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상대방 양육 방임, 철저한 입증이 관건”


소송 전략과 무관하게 승소를 위해서는 결국 '누가 아이를 더 잘 키울 수 있는가'를 법원에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상대방의 무책임한 양육 실태와 자신의 개선된 환경을 증명할 객관적인 자료 확보가 필수적이다.


전종득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핵심 입증자료는 양육비 미지급 자료, 조부모가 일정 통보·변경한 내역, 폭언 증거, 아이의 생활·학교 상담 자료, A씨의 현재 양육계획·지원체계(주거·근로·돌봄)를 정리하여 준비하시길 권유드립니다”라고 조언했다.


법원에 서류상 양육자가 아닌, 실제로 아이의 행복과 안정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소송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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