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성매매로 스토킹 지옥에 갇힌 여성,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한 번의 성매매로 스토킹 지옥에 갇힌 여성,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 "성매매와 스토킹은 별개 범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후회하지 말고 10분 내로 답장해."
한 통의 협박성 메시지에 A씨는 오늘도 잠을 설친다. 돈을 받고 한 차례 관계를 맺었을 뿐인 남성이 집요한 스토커로 돌변해 집 앞까지 찾아와 공포에 떨고 있다. 하루에도 보이스톡이 4~5번씩 울리고, 급기야 2~3시간 동안 집 문을 두드린다.
혼자 사는 A씨는 경찰에 신고하고 싶지만, 과거 성매매 사실이 드러나 처벌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사건의 시작은 A씨가 한 남성으로부터 예상보다 많은 돈을 받고 성관계를 맺으면서부터다. 당시 남성은 "다음에 또 보고 싶은데 볼 때마다 돈 주기 좀 그렇다"고 말했다.
이후 남성과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던 A씨는 여러 차례 온 연락을 모두 무시했다. 그러자 남성의 행동은 돌변했다. 남성은 A씨의 집 현관문까지 쫓아와, 문을 두드려대기 시작했다. 극심한 공포에 A씨는 어쩔 수 없이 한 번 남성을 만났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A씨가 다시 연락을 피하자 남성의 집착은 더욱 심해졌다.
내 발목 잡는 과거…주저하는 순간, 범죄는 커진다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신고 과정에서 자신의 성매매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스토킹'과 '성매매'는 별개의 범죄이며, 현재 A씨의 안전을 위협하는 스토킹 범죄 대응이 최우선이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온 신동우 변호사는 "상대방의 행위는 명백히 스토킹범죄처벌법상 스토킹 행위에 해당한다"며 "성매매와 유사한 상황이 있었다 하더라도, 현재 문제 되는 부분은 그와 무관하게 성립하는 스토킹 범죄"라고 선을 그었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 역시 "실제 수사 과정에서도 피해자 보호가 우선이며, 경찰이 스토킹 피해 신고를 받으면서 성매매 문제로 의뢰인을 조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수사기관의 초점은 가해자의 '현재진행형 범죄'에 맞춰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법률사무소 예준 신선우 변호사는 "반복적인 주거침입 시도와 협박성 메시지 등 명백한 위험이 존재하므로 수사기관은 스토킹 범죄 수사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즉, 진술 초점을 '과거의 일 때문에 현재 보복성 스토킹을 당해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는 점에 맞춰 자신이 '보호가 필요한 범죄 피해자'임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성매매 처벌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성매매 행위가 1회에 불과하고 초범이라면 기소유예를 받거나 벌금형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며 "처벌이 두려워 스토킹을 묵인할 경우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변호사들이 제시하는 행동 수칙
첫 번째 행동 수칙은 '즉시 신고'다. 법무법인 바른길 안준표 변호사는 "지금 당장 112에 신고해 현장 출동 시 '긴급응급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신고와 함께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 확보다. 안 변호사는 "카톡·통화기록, 현관 CCTV, 문 두드리는 소리 녹음 등을 시간대별로 정리해야 한다"며 "이는 스토킹·협박·주거침입을 입증할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스토킹처벌법 위반, 주거침입, 협박 등의 혐의로 정식 고소장을 제출해 가해자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잠정조치'까지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영웅 박진우 변호사는 A씨의 근본적인 권리를 강조했다. 박진우 변호사는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든, 그 어떤 것도 다른 사람이 A씨의 집 문을 몇 시간씩 두드리며 공포에 떨게 만들 권리를 정당화하지 못한다"며 "A씨는 명백한 스토킹 범죄의 피해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