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금 문제로 다투던 작가의 폭로 협박…'업계에서 발 못 붙이게 할 것', 처벌될까?
정산금 문제로 다투던 작가의 폭로 협박…'업계에서 발 못 붙이게 할 것', 처벌될까?
출판사 측 실수 인정했지만…거래처에 분쟁 알리고 '다른 작가들에게도 폭로하겠다' 압박

출판사와 작가 간 정산금 분쟁에서, 작가가 거래처에 분쟁 사실을 알리고 업계에 공개해 사업을 못 하게 하겠다고 압박했다. / AI 생성 이미지
출판사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계약 작가 B씨와의 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정산금이 누락된 사실을 A씨가 인정하고 지급을 약속했지만, B씨의 압박 수위가 선을 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B씨는 주요 거래처인 유통사에 정산 분쟁 사실을 알리고 관련 자료까지 전달했다. 나아가 A씨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다른 작가들과 업계 커뮤니티에 사건을 알려 더는 사업을 하기 어렵게 만들겠다고 압박했다.
A씨는 B씨의 행위가 정당한 권리 행사를 넘어선 협박이나 명예훼손이 될 수 있는지 변호사들에게 자문했다.
"거래처·커뮤니티에 알려 사업 못하게 하겠다" 작가의 압박
A씨는 계약 작가 B씨와 정산금 문제로 합의를 진행 중이다. 정산 과정에서 일부 금액이 누락된 사실이 있었고, A씨는 이를 시인하고 정산해 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B씨는 분쟁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A씨의 사업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조치들을 언급했다. 실제로 B씨는 A씨의 주요 거래처인 유통사에 분쟁 사실을 알리고 관련 자료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B씨는 이메일을 통해 ▲유통사에 출판사의 거래 자격을 박탈하도록 요구하려 했다 ▲다른 계약 작가들에게 분쟁 내용을 알리려 했다 ▲업계 커뮤니티에 사건을 공개해 더는 사업을 못 하게 만들려 했다는 등의 계획을 A씨에게 직접 밝혔다.
정산 문제에 대해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은 B씨의 권리지만, 이를 넘어 사업 자체를 위협하는 압박이 계속되자 A씨는 법적 대응을 고민하게 됐다.
변호사들 "정당한 권리 행사 넘어선 협박·명예훼손"
변호사들은 B씨의 행위가 정당한 권리 행사의 범위를 넘어 협박, 강요,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변호사는 "유통사에 거래상 지위 박탈을 요구하려 했다거나 업계 커뮤니티에 공개하여 사업을 어렵게 만들겠다는 취지의 언급은, 그 자체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할 소지가 있어 협박죄나 강요죄 성립 여지를 검토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통사에 분쟁 사실을 알린 행위는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죄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법무법인 베테랑 권준성 변호사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이라 하더라도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 압박·보복 목적이 강하다면, 형법상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짚었다.
법무법인 한강 김전수 변호사는 "무엇을 하지 않으면 공개하겠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요구와 불이익 고지가 연결되어 있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산금 지급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유한) 텍스트 박종태 변호사 역시 "누락금 정산을 받는 합법적 목적이 있더라도, 그 수단으로서 사업 중단이나 신용 훼손 등을 위협·실행하는 것은 권리남용이자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법적 대응을 위해선 어떤 증거를 모아야 하나
변호사들은 B씨의 행위가 위법함을 입증하기 위해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온기 권장안 변호사는 확보해야 할 증거로 ▲해악 고지가 담긴 이메일·메시지 원본 ▲유통사에 전달된 자료와 전달 경위에 관한 담당자 확인서 ▲커뮤니티 게시글 캡처(URL·작성일시 포함) ▲거래 축소 등 실제 불이익 자료 등을 꼽았다.
권 변호사는 특히 "A씨가 정산 누락을 인정하고 이행하려 한 경위 자료를 확보해두는 것이 좋다"며 "이는 상대방의 행위가 권리 확보 목적을 넘어섰음을 보여주는 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도 "상대방 이메일 원문, 합의 조건과 불이익을 연결한 문구, 유통사에 실제 전달된 자료, 그 이후 거래관계에 발생한 변화를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단편적인 문구만으로 무작정 형사 고소를 진행하기보다는, 상대방이 미정산금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넘어 사업권 자체를 파괴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지점을 정확히 포착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