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안 할 거라 믿고 냈던 후원금, 철수 했으니 돌려달라" 요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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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안 할 거라 믿고 냈던 후원금, 철수 했으니 돌려달라" 요구할 수 있을까

2022. 03. 04 16:09 작성2022. 03. 04 17:00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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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없다"더니, 사전투표 하루 전 사퇴한 안철수 전 후보

실망한 지지자들, 급기야 "후원금 다시 돌려달라" 주장도 나와

실제 법적으로 가능한 지 변호사들과 알아봤다

여러 차례 "단일화는 없다"고 못 박았지만, 결국 사전투표 하루 전 입장을 바꾼 안철수 전 국민의당 후보. 갑작스런 안 전 후보의 사퇴에 일부 지지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불필요한, 소모적인 단일화 논쟁은 접고⋯비록 험하고 어렵더라도 저는 제 길을 굳건하게 가겠습니다."

-2022.2.20


"저희 두 사람은 원팀(One Team)입니다. 저 안철수는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습니다."

-2022.3.3


여러 차례 "단일화는 없다"고 못 박았지만, 결국 사전투표 하루 전 입장을 바꾼 안철수 전 국민의당 후보. 갑작스런 안 전 후보의 사퇴에 일부 지지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안 전 후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엔 "속상하고 허탈하다", "이번만은 완주할 줄 알았다"는 등의 댓글이 1만개 이상 달렸다.


급기야 SNS에선 "완주할 거라고 믿고 후원금을 보냈다"며 "후원금을 다시 돌려달라"는 목소리까지 나온 상황이다. 로톡뉴스는 법적으로 안철수 전 후보에게 낸 후원금 환불이 가능한지 검토했다.


변호사들이 "후원금 환불은 어려울 것"이라고 본 이유

검토한 결과, "환불은 어려울 것"이라고 본 변호사들이 많았다. 우선, 대통령선거의 후보자 등은 정치자금법(제6조)에 따라 정치자금을 후원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법엔 청탁 등 '불법' 후원금에 대한 반환 규정(제18조)이 있을 뿐, 일반 후원금에 대한 반환 규정은 없다.


또한 이 법은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후원회가 해산하게 됐을 때도 남은 후원금을 소속 정당, 국고 등에 인계하도록 하고 있다(제21조 제1항). 후원자 '개인'이 후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건, '후원회가 해산된 뒤에 후원금을 기부했을 때' 뿐이다(제21조 제5항).


법률 자문
법무법인 온다의 김상배 변호사,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 법무법인 최선의 이준상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DB
변호사 김상배 법률사무소의 김상배 변호사,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 법무법인 최선의 이준상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DB


변호사 김상배 법률사무소의 김상배 변호사는 "정치자금법엔 일반 후원금의 반환 사유에 대한 규정이 없다"며 "이 법을 근거로 반환 청구를 할 수 없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치자금법상 후원금의 반환을 허용하게 되면 정치인의 행동이 지나치게 제한된다는 게 이 법의 취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임 변호사는 "정치자금에 대해선 정치자금법이 적용되는데, 환불 또는 반환 규정이 없으므로 후원금 환불은 어렵다고 생각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법무법인 최선의 이준상 변호사도 "후원은 증여의 일종이라 이를 다시 돌려달라고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우리 민법이 '증여의 이행이 완료된 후에는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완주'를 조건으로 낸 후원금이었다면 가능할 수도

일부 변호사들은, 이 경우엔 "후원금을 돌려달라"고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기도 했다. 민법상 '부담부증여(負擔附贈與)'를 근거로 하는 것. 부담부증여란 증여자(후원금을 지급하는 사람)가 수급자(안 후보 측)에게 어떤 의무 부담을 조건으로 하는 증여를 의미한다.


법률 자문
'변호사 박생환 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 법무법인 해자현의 조은결 변호사. /로톡뉴스 DB·로톡 DB
'변호사 박생환 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 법무법인 해자현의 조은결 변호사. /로톡뉴스 DB·로톡 DB


'변호사 박생환 법률사무소'의 박생환 변호사는 "후원금 기부를 '안 후보의 정치 활동'을 전제로 한 조건부 증여로 해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후보의 사태로 정치활동 중단에 대한 의사 표시를 한 이상 반환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법무법인 해자현의 조은결 변호사는 "이번 사안의 경우 안 전 후보의 완주 발언을 신뢰하고, 그에 필요한 경비를 보탠다는 전제하에 후원을 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묵시적인 부담부증여라고 주장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안 후보의 대선 완주'를 목적으로 기부했는데, 이행이 되지 않았으니 이를 반환하라고 주장하는 것. 하지만, 후원금을 내며 "대선 완주를 위해 사용해달라"는 명확한 의사표시가 없었다면 이를 입증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변호사들은 봤다.


임원택 변호사는 "자발적으로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자에게 기부하는 후원금의 특성상 이러한 '조건이 붙은 증여'라는 것을 입증하는 게 어려워 보인다"며 "법적 책임이 아닌 정치적 책임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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