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동성 군인끼리 합의 성관계 가졌더라도 '유죄'였는데…대법원 판례 변경
그간 동성 군인끼리 합의 성관계 가졌더라도 '유죄'였는데…대법원 판례 변경
1⋅2심 모두 '유죄' 였지만⋯대법원 "합의 있었다면 처벌할 수 없다"
지난 2018년 최초의 무죄 판결 나온 이후⋯대법원도 판례 변경

합의한 성관계라도, 지금까지 '동성 군인끼리 성관계를 가졌을 때'는 처벌 대상이었다. 하지만 오늘(21일) 대법원이 그간의 판례를 뒤집었다. /셔터스톡·대법원 홈페이지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합의한 성관계라도, 지금까지 '동성 군인끼리 성관계를 가졌을 때'는 처벌 대상이었다. 군형법(제92조의6)이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군인'을 처벌하고 있는 것에 근거한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합의가 있었다면 동성 군인 간 성관계를 해당 조항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제부터는 합의하에 동성 군인끼리 성관계를 가졌다면 더 이상 '유죄' 판결이 나오지 않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1일 군형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군 간부 A씨와 B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2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들에게 "군형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으니,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였다.
남성군인 A씨와 B씨는 근무시간이 아닐 때 병영 밖에 있는 독신자 숙소에서 합의한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군형법에 따르면 장소⋅시간⋅합의여부와 관계없이 동성 군인 간 성관계는 처벌 대상이었다.
실제 앞서 1⋅2심도 이들의 혐의를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다. 각각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3개월의 선고유예였다. 하지만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판례를 변경했다.
대법원은 "A씨 등은 근무시간 이후에 합의에 따라 성행위를 했다"며 "이 과정에서 강제력은 없었고,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가 문제 되지도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군기를 직접적⋅구체적으로 침해했다는 다른 사정도 없으므로 군형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합의에 따라 성행위가 이뤄진 경우엔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라는 두 가지 보호법익 중 어떤 것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런 경우에 대해서도 군형법상 처벌 대상으로 해석하는 건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동성 군인끼리 합의한 성관계를 가졌을 때 무죄 판결이 나온 건, 지난 2018년이 최초다. 관련 처벌 조항을 담은 법 제정 이후 약 70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무죄였다. 당시 서울북부지법은 "군형법의 해당 조항은 군인이 다른 군인의 의사에 반해 추행을 했을 때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첫 무죄 판결이 나온 지 약 4년 뒤인 2022년 대법원도 무죄 취지로 판례를 변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