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사망했다" 방송한 4호선 지하철 기관사 업무배제…변호사 "징계 피하기 어려울 듯"
"가족이 사망했다" 방송한 4호선 지하철 기관사 업무배제…변호사 "징계 피하기 어려울 듯"
"가족이 사망했다, 관심 부탁드린다" 서울 지하철 4호선 안내 방송
변호사들 "사규에 없더라도 징계 사유 맞아⋯감봉 또는 견책 등 가벼운 징계 예상"

"가족이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했다"고 방송한 지하철 기관사가 업무에서 배제됐다. 징계 여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 변호사들은 "안타까운 사연임은 틀림없지만, 징계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 연합뉴스⋅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이런 안내 방송이 불편하겠지만, 이렇게밖에 알릴 방법이 없다. 가족이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했는데 국민청원을 올렸으니 관심을 부탁드린다."
지난달 16일, 서울 지하철 4호선 객실 안. 평소와 다른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마이크를 잡은 건 당시 열차를 운행하던 서울교통공사 소속 차장 A씨였다. 그는 지하철 안 승객들에게 지난 7월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벌어진 사망사건에 관한 관심을 호소했다. 해당 사건 피해자는 A씨의 사촌으로,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
이 일이 있은 다음 A씨는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적 안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지하철을 운행하며 방송을 사적으로 이용한 것도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6일 로톡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 안 된다는 취지의 조치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감사실에서 징계 여부와 그 수위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변호사들도 안타까운 사연임은 틀림없지만, 징계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비록 사규에 '개인적인 사연을 방송해선 안 된다'는 조항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렇다"고 했다.

변호사 김상배법률사무소의 김상배 변호사는 "공공시설물인 지하철의 방송은 운행 또는 승객의 보호 등과 관련해서만 사용되어야 할 것"이라며 "사규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서울교통공사 취업규칙상 품위유지의무 위반(제8조)을 이유로 징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A씨의 행동은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며 "서울교통공사 취업규칙에 따라 성실의무 위반(제6조 제1항), 직무상 질서 문란 행위(제10조 제7호) 등에 해당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법률 자문

다만, 여러 사정을 참작했을 때 파면 등 무거운 징계까진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감봉이나 견책 정도의 가벼운 징계가 예상된다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법률사무소 명현의 최영식 변호사는 "A씨가 한 안내 방송은 ①가해자 또는 누군가의 실명을 언급하는 등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은 아니었다"며 "단순히 사건에 대한 '관심'을 부탁하는 정도였다면 가벼운 징계가 예상된다"고 했다.
임원택 변호사도 "②영리적인 목적이 없었고 ③1차례 방송에 그쳤던 점 ④승객의 안전에 큰 위험을 초래한 것으로 보긴 힘든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무거운 징계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김상배 변호사 역시 "형사처벌 전과 또는 징계 전력이 없다면, 감봉이나 견책 정도의 징계가 예상된다"고 했다.
법무법인 대세의 박천사 변호사도 "가벼운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원곡법률사무소의 최정규 변호사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가벼운 징계 정도가 예상된다"며 "만약 A씨가 파면 등 무거운 징계를 받는다면 그땐 불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언론 등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 공론화를 시도했다는 건, 우리 사회 자체가 건강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A씨 개인에게만 과도한 책임을 묻는다면 부당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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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당 사건의 가해 남성은 오늘(6일) 형법상 상해치사(제259조)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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