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한 번 더 검증하는 보완수사권… "국민 위한 안전핀" vs "검찰 꼼수"
경찰 수사, 한 번 더 검증하는 보완수사권… "국민 위한 안전핀" vs "검찰 꼼수"
찬성 측 "미흡한 경찰 수사 바로잡을 최후 보루, 피해자 구제에 필수"
반대 측 "수사·기소 분리 원칙 훼손, 검찰 기득권 유지하려는 꼼수"

정부조직법 통과로 인해 검찰청이 폐지되며 내년 9월부터는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를 전담하게 된다. 사진은 지난 9월 30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78년 역사의 검찰청이 기소만 담당하는 '공소청'과 수사만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분리된다. 검찰 개혁의 큰 그림은 그려졌지만, 디테일을 둘러싼 전쟁은 이제부터다. 그중 가장 뜨거운 감자는 '보완수사권'이다.
경찰이 수사해 넘긴 사건에 대해, 기소권을 가진 검사가 직접 추가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남겨둘 것인가. "국민 피해를 막을 마지막 안전핀"이라는 주장과 "검찰 개혁을 되돌리려는 꼼수"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찬성 "국민 피해 막을 최후의 대학병원"
보완수사권 존치를 주장하는 측은 이를 '대학병원'에 비유했다. 법무법인 우리의 김정철 변호사는 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반 병원(경찰)에서 치료받다 큰 병이 의심되면 대학병원(검찰)에서 더 세밀한 진단을 받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금융, 경제, 정치 범죄를 다뤄온 검찰의 전문성으로 경찰 수사의 미진한 부분을 메워야 완벽한 기소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김 변호사는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제시했다. 과거 그가 대리했던 한 금융사기 사건에서 경찰은 단순 행정법 위반으로 사건을 축소했지만, 검찰이 보완 수사를 통해 사기 혐의를 밝혀내 3,000명의 피해자를 구제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만약 보완수사권 없이 사건을 다시 경찰로 돌려보내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변호사는 "같은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리 없고, 다른 경찰서로 넘기면 사건 처리 시간만 길어져 그사이 범인들은 해외로 도주하고 증거는 사라질 것"이라며, 이는 "현실 감각 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보완수사권 폐지는 경찰의 부실 수사를 바로잡을 '무료 법률 서비스'를 없애, 그 피해가 고스란히 일반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그는 우려했다.
반대 "검찰개혁 되돌리는 교묘한 꼼수"
반면, 보완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측은 이를 검찰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꼼수'로 규정했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같은 방송에서 "검찰 개혁의 핵심은 수사와 기소의 엄격한 분리"라며 "보완수사권은 이름만 다를 뿐, 검찰에 또 하나의 수사권을 쥐여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사가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만 하면 얼마든지 원하는 사건을 가져와 직접 수사하며 과거의 권한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사무국장은 대안으로 '보완수사 요구권'을 제시했다. 검사가 직접 수사하는 대신, 경찰 상급 기관이나 다른 수사관에게 재수사를 요구해 경찰 조직 내에서 문제가 해결되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오 사무국장은 검찰의 '수사 전문성' 주장에 대해서도 "허무맹랑한 괴담"이라고 일축했다. 오창익 국장은 "검사들은 로스쿨이나 연수원에서 수사를 배우지 않는다. 그들의 힘은 전문성이 아닌, 기소권과 형 집행 정지 등 막강한 권한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이 권한이 소위 '매출이 뜰 만한 사건'에 선택적으로 사용되며, 전관예우라는 부패 구조를 유지하는 핵심 고리가 되어왔다고 비판했다.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쟁은 '국민 보호'와 '권력 견제'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한쪽은 국민의 억울함을 풀기 위한 마지막 칼자루라고 말하고, 다른 한쪽은 그 칼자루가 개혁의 심장을 겨눌 것이라고 경고한다. 앞으로 1년간 이어질 유예 기간 동안, 우리 사회의 형사사법 시스템은 중요한 갈림길에 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