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직전 빚 갚았는데…법원이 “그 돈 무효”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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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직전 빚 갚았는데…법원이 “그 돈 무효” 선언?

2026. 06. 29 10:5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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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의도'가 '편파 변제'로…부인권 함정에 빠진 기업들

자금난으로 법인파산을 앞둔 대표가 일부 채권자에게만 빚을 갚는 '편파변제'는 위험하다. / AI 생성 이미지

자금난으로 법인파산을 고민하던 대표가 남은 돈을 긁어모아 일부 채권자에게라도 빚을 갚으려다 '편파변제'라는 암초를 만날 수 있다.


선의로 갚은 돈이 파산 절차에서 무효가 되고, 돈을 받은 채권자는 이를 다시 토해내야 하는 '부인권' 행사의 위험. 법률 전문가들은 파산 직전의 어설픈 합의가 오히려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지점'이라고 경고한다.


'급한 불' 끄려다… 더 큰 불씨 남길 수도


법인 자금 사정이 악화돼 파산을 검토 중인 한 대표. 전체 빚은 약 4,000만~5,000만 원. 채권자는 은행이 아닌 개인이나 민간 거래처다.


이미 법인 계좌에는 두 건의 가압류까지 들어와 숨통을 조이는 상황. 그는 파산 신청 전, 남은 자금으로 일부 채권자와 빚을 깎는 '감액 합의'라도 시도해 보고자 했다. 합의금만 받으면 나머지 모든 청구를 포기한다는 조건을 달아서라도 말이다.


어떻게든 책임을 다하려는 마지막 몸부림이었지만, 이 선한 의도는 예상치 못한 법적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선의의 변제, 왜 '독'이 되나…'채권자 평등'의 원칙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법률 전문가들은 '채권자 평등의 원칙'을 핵심 키워드로 꼽는다.


법인이 이미 지급불능(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상태)에 빠졌다면, 모든 채권자는 법에 따라 공평하게 돈을 나눠 받아야 한다. 그런데 특정 채권자에게만 빚을 갚아 주면 이 원칙이 깨진다. 이때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은 이를 '편파변제(偏頗辨濟)'로 보고, 줬던 돈을 다시 빼앗아 와 모든 채권자를 위해 쓰는 '부인권(否認權)'을 행사할 수 있다.


김정길 변호사(법무법인 LKB평산)는 "부인권이 행사되면 합의 상대방 채권자는 수령한 합의금을 반환하고 파산채권자로서 배당에 참가하게 되므로, 합의 상대방 채권자 입장에서도 이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하여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파산 신청 전 60일 이내에 이뤄진 변제는 '위기부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빚을 갚으려던 시도는 무효가 되고,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가압류 해제는 '동시이행'이 철칙…합의서 필수 조항은?


그렇다면 가압류가 걸린 계좌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변호사들은 '동시이행'을 철칙으로 내세운다. 합의금을 주는 것과 채권자가 가압류를 풀어주는 서류를 넘기는 것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동규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합의서에 "채권자는 합의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가압류 취하 및 집행해제 신청서에 날인하여 법원에 제출한다 라는 취지를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합의서에는 △채권 전액 포기 △향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부제소 특약' △강제집행 포기 등의 문구를 반드시 포함해 분쟁의 싹을 잘라야 한다.


이진훈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놓치기 쉬운 점은, 합의 후에도 파산을 신청하면 관재인이 합의 과정 전체를 심사한다는 것"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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