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끊은 딸 찾아가 문 두드리고 소리 지른 엄마⋯이것도 '스토킹'입니다
연 끊은 딸 찾아가 문 두드리고 소리 지른 엄마⋯이것도 '스토킹'입니다
"연락 안 되는 딸, 걱정돼서 그랬다"고 했지만 '유죄'
1심 재판부, 벌금 300만원 선고

연락을 끊은 딸을 찾아가 연신 초인종을 누르며 현관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지른 여성. 법원은 이를 '스토킹'으로 판단하고 해당 여성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셔터스톡
"할 얘기가 있다.", "너 집안에 있는 것 다 안다."
평소 엄마의 폭언에 시달리다 독립한 딸. 그런 딸의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현관문을 두드린 엄마를 '스토킹' 혐의로 처벌할 수 있을까. "그렇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철민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40대 여성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동시에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8일, 밤 11시쯤 딸이 사는 오피스텔을 찾아갔다. 공동 현관문은 배달 기사를 따라 들어가 통과했고, 현관문 앞에선 1시간이 넘도록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렸다. 현관문 비밀번호를 연신 누르고, "너 집안에 있는 것 다 안다"며 소리를 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일주일 뒤에도 다시 딸의 집을 찾아가 약 40분 동안 현관문을 두드리고, 편지 7장을 문틈에 끼워 놓았다. "아빠가 돈을 주지 않는다", "아빠에게 여자가 생겼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결국 딸이 엄마 A씨를 신고하면서 재판이 열리게 됐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오랫동안 연락이 되지 않은 딸이 걱정되는 등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취지였다. 또한 "일주일 간격으로 2차례에 걸쳐 행동했다는 점에서 반복적으로 스토킹 행위를 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 결과, 유죄가 선고됐다. 벌금 300만원이었다. 재판부는 A씨의 폭언 등으로 모녀 사이에 불화가 있었고, 피해자가 연락을 거부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스토킹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A씨가 과거에도 피해자에게 폭언 전화나 문자를 보냈고, 피해자가 주소와 연락처를 변경하고도 알려주지 않는 등 A씨도 피해자가 연락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