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고양이 쟁탈전…'돈 낸 사람' vs '키운 사람' 법의 선택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이별 후 고양이 쟁탈전…'돈 낸 사람' vs '키운 사람' 법의 선택은?

2026. 02. 12 10:0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사실혼 파탄 후 반려동물 분쟁, 법원 판단 기준은 '소유권'

사실혼 파탄 시 반려동물 소유권 분쟁이 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제가 다 키웠는데…" 사실혼 관계를 정리하며 함께 기르던 고양이의 거취를 두고 벌어지는 가슴 아픈 분쟁.


법은 반려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지만, 최근 법원은 입양비를 낸 형식적 주인보다 실제 애정을 쏟고 돌봄을 제공한 '실질적 양육자'의 손을 들어주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소송까지 가지 않으려면 '양육 증거'를 철저히 확보하고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자식이 아닌 재산"…법정에 선 반려동물의 차가운 현실


사실혼 관계를 정리하려는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함께 키우던 반려묘다. 상대방이 입양 비용을 냈지만, 이후 병원 방문, 사료 구매, 일상 돌봄까지 모든 양육은 A씨가 도맡아왔다. 이별 후에도 반려묘를 계속 키우고 싶은 A씨, 과연 가능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반려동물은 현행법상 '재산(동산)'으로 취급된다고 설명한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친권이나 양육권 개념이 아니라 소유권 귀속이 기준이 됩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 역시 "자녀의 친권·양육권과는 법적 구조가 다릅니다"라며, 법원은 '양육권'이 아닌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즉, 법정 다툼으로 번질 경우 '누가 더 나은 양육자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누가 이 동물의 주인인가'를 가리는 재산 분쟁이 된다는 의미다.


다만,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법원도 반려동물 분쟁에서 단순히 소유권만이 아니라 동물 복지와 양육 환경을 함께 고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라며 변화의 흐름을 짚었다.


입양비 냈다고 끝?…'실질적 양육'이 소유권 가른다


상대방이 입양 비용을 냈다는 사실은 A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는 "입양 비용을 상대방이 부담하였다면 원칙적으로 상대방 소유로 추정되나, 실제 양육 기여도와 관리 책임 분담도 분쟁 시 고려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돈을 낸 사실이 소유자로 추정되는 출발점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여러 변호사들은 '실질적 양육 기여도'가 이 추정을 뒤집을 수 있는 핵심 열쇠라고 입을 모은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입양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는 하나의 판단 요소일 뿐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라며 "실질적인 보호자 역할을 해왔다면, 계속 양육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법원이 형식적인 비용 부담보다 지속적인 관리와 돌봄이라는 실체를 더 중요하게 본다는 것이다.


법원은 ▲병원비·사료·용품 구매 내역 ▲동물등록 명의 ▲SNS 등 일상 돌봄 기록 ▲입양 당시 공동 양육 합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동물등록도 ​소유를 결정짓는 제도는 아니​라고 보았습니다"라며, 하나의 증거가 아닌 전체적인 사정을 통해 실질적 주인을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소송 피하려면 '증거'부터…최후의 수단은 '비용 배상'


전문가들은 소송은 최후의 수단이며, 그 전에 원만한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서명기 변호사는 "실무적으로는 소송보다 합의서 작성이 가장 안정적인 방법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만약 합의가 어렵다면 철저한 증거 준비가 필수다.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병원 진료 기록 및 결제 영수증 ▲사료 및 용품 구매 내역 ▲반려묘와 함께 찍은 사진이나 돌봄 관련 메시지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둘 것을 권고했다.


이는 향후 상대방이 '유체동산 인도청구 소송'을 제기했을 때, A씨가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최소한 공동소유임을 내세워 인도를 막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케이앤디법률사무소 한수연 변호사는 주양육자임을 전제로 한 구체적인 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의뢰인이 주양육자였다면 입양비용 배상 후 의뢰인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이 좋습니다"라며, 상대방이 지불한 비용을 돌려주고 소유권을 가져오는 현실적인 해법을 제안했다.


결국 법의 차가운 잣대 속에서도, 반려동물에 대한 진정한 애정과 책임감은 재판 과정에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별의 아픔 속에서 또 다른 가족인 반려동물을 잃지 않으려면, 감정적인 호소에 앞서 냉정한 법적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