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미지급 고소 방법…진정·고소·민사 세 갈래 의사결정 지도
퇴직금 미지급 고소 방법…진정·고소·민사 세 갈래 의사결정 지도
받지 못한 퇴직금, 무조건 형사고소가 답은 아니다
진정·고소·민사 세 갈래 선택 기준 달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사업장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진정을 넣는 것이다. 진정으로 합의가 되지 않으면 같은 사건을 '형사고소'로 전환하거나, 별도로 민사 '체불금품확인원' 발급 후 소액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10년 차 직장인 A씨는 권고사직 통보를 받고 회사를 떠났지만 한 달이 지나도 퇴직금이 입금되지 않았다. 사장은 "거래처 대금이 들어오면 주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A씨는 인터넷에서 "형사고소하라"는 글을 봤지만, 동시에 "민사부터 가야 한다"는 글도 봤다. 어느 쪽이 맞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 상황. 잘못 선택하면 시간만 흘러간다.
2024년 10월 22일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체불사업주 명단공개 기준이 강화되고, 2025년 10월 23일 시행에 들어가면서 사용자 압박 수단이 한층 늘었다. 임금체불정보심의위원회도 신설됐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임금체불액은 약 2조 4,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체불 피해 근로자는 약 28만 명에 이른다. 세 갈래 절차의 선택 기준, 실무 흐름, 2023년 대법원 판례가 협상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차례로 짚었다.
진정·고소·민사,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세 절차는 목적과 강제력이 다르다.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 진정: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이 사용자에게 시정을 명령하는 행정 절차. 비용 없음, 본인 진행 가능, 평균 처리 약 25일.
- 형사고소: 사용자를 처벌해 달라는 형사 절차. 검찰 송치·기소까지 평균 3~6개월.
- 민사소송: 미지급금을 법원 판결로 직접 받아내는 절차. 체불금품확인원 + 소액사건심판이 일반적 경로.
진정은 고용노동부 노동포털 또는 사업장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를 통해 접수한다. 근로감독관은 사용자에게 출석을 요구해 미지급 사실을 확인하고, 자진 지급을 권유한다.
이 단계에서 80% 안팎이 해결된다는 게 노동행정 실무의 일반적 흐름이다. 처음부터 형사고소로 들어가면 사용자가 합의 동기를 잃고 버티는 경우가 많다.
1순위 경로는 왜 '진정'인가
진정이 1순위인 이유는 비용과 시간 모두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진정은 비용이 없고 변호사 선임 없이 본인이 진행할 수 있다. 평균 처리기간은 약 25일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진정에서 사용자가 지급에 응하지 않으면 근로감독관은 사건을 '범죄인지'로 전환해 검찰에 송치한다. 이때 진정인이 별도로 고소장을 다시 낼 필요는 없다.
처음부터 형사고소를 하면 검찰 단계로 직행하지만, 사용자가 1심 선고 전까지 임금을 변제하면 처벌이 줄어드는 구조라 진정 단계에서의 합의 압박이 더 효과적이다.
형사고소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
진정으로 해결되지 않거나 사용자가 사업을 폐업·도주하는 경우 형사고소로 전환한다.
처벌 근거는 두 갈래다. 근로기준법 제36조 위반(임금 등 금품청산)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위반(퇴직금 미지급)이다. 각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다만 두 조항 모두 반의사불벌(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 불가) 죄다.
단, 2024년 10월 22일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 후에는 '명단공개된 체불사업주가 명단공개 기간 중에 다시 체불한 경우' 반의사불벌이 적용되지 않는다. 상습체불 사업주에게는 합의 카드가 통하지 않게 됐다는 의미다.
민사소송은 언제 따로 가는가
형사절차와 별개로 미지급금을 직접 받아내려면 민사소송이 필요하다.
통상 진정 결과로 노동청이 발급하는 '체불금품확인원'을 받아 소액사건심판(청구금액 3,000만 원 이하)으로 진행한다. 청구금액이 적을수록 홀로 소송이 가능하며, 법률구조공단의 무료 소송대리 지원을 신청할 수도 있다.
지연이자도 함께 청구한다.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에 따라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부터 지급일까지 연 100분의 40 이내 범위에서 시행령이 정하는 이율의 지연이자가 적용된다. 시행령상 현행 이율은 연 20%다.
사장이 합의 제안하면 어떻게 협상할까
사용자가 합의를 제안해도 곧바로 처벌불원서에 서명해선 안 된다. 합의서 작성 시 다음 항목을 순서대로 점검해야 한다.
- 지급일자를 특정 날짜로 명시한다(예: 2026년 7월 16일까지).
- 지급방법을 계좌이체 등으로 명문화한다.
- 분할 지급 시 회차별 금액·시기를 표로 정리한다.
- 미이행 시 처벌불원 의사가 자동 철회된다는 조항을 반드시 포함한다.
- 처벌불원서는 합의금이 실제 입금된 이후 제출한다.
2023년 대법원 판결은 사용자의 고의 인정 폭을 명확히 했다. 사용자가 '취업규칙·근로계약상 효력이 없는 사유'를 들어 퇴직금 지급을 거절한 경우, 지급하지 않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즉, 사용자가 "내부 규정상 이건 퇴직금이 안 나간다"고 주장해도 그 규정 자체가 무효라면 고의가 인정된다는 의미다.
소액·폐업 케이스, 대지급금 활용
청구액 100만~500만 원 구간이면 비용·편익 판단이 필요하다.
진정은 무료지만, 민사 소액재판은 인지대·송달료가 발생한다. 다만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 없이 132)은 임금체불 근로자에게 무료 법률구조를 폭넓게 제공한다.
또 하나 활용할 수 있는 게 '대지급금' 제도다.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일정 한도까지 국가가 먼저 지급하고 사업주에게 구상한다.
근로복지공단 발표에 따르면 2024년 대지급금 지급액은 약 7,000억 원, 수급자는 약 22만 명에 이른다. 사업주의 재정 능력이 의심스러울 때 대지급금 신청이 실질적 해법이 되는 경우가 많다.
퇴직금 미지급 고소 방법 자주 묻는 질문
Q1. 진정과 고소를 동시에 진행해도 되나요?
A. 가능하다. 다만 같은 노동청에서 같은 사건을 다루므로 실익이 크지 않다. 통상 진정 결과를 보고 미해결 시 고소로 전환한다. 노동행정 실무 흐름상 진정 단계에서 80% 안팎이 해결되는 만큼 단계적 접근이 효율적이다.
Q2. 퇴직금 소멸시효는 얼마나 되나요?
A.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라 임금채권 소멸시효는 3년이다. 퇴직금도 마찬가지로 퇴직일로부터 3년 안에 청구해야 한다. 3년이 지나면 민사 청구는 어렵고, 형사고소도 사용자가 시효 항변을 할 수 있다.
Q3. 회사가 폐업하고 사장과 연락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요?
A. 우선 사업장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진정을 넣어 '체불금품확인원'을 받는다. 그 다음 근로복지공단에 대지급금을 신청한다. 사업주에 대한 구상은 공단이 진행한다.
Q4. 명단공개된 사장이면 합의해도 처벌 받나요?
A. 그렇다. 2024년 10월 22일 개정 근로기준법(2025년 10월 23일 시행)에 따라 명단공개 기간 중 다시 체불한 경우 반의사불벌 적용이 배제된다.
Q5. 5인 미만 사업장도 퇴직금이 나오나요?
A. 그렇다. 2010년 12월부터 4인 이하 사업장에도 퇴직금이 의무화됐다. 1년 이상 근속 시 지급 대상이며, "회사가 작아서 퇴직금이 없다"는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다.